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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혈액은 신선하다. 영양 상태나 성별, 연령에 따라 개인차는 있지만, 대체로 아주 맛있을 것 같은 냄새가 난다.

하지만, 역시 센리의 피에는 못미친다.

센리의 주위를 뛰어다니며 상처를 입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상처를 입었다면 냄새로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오늘도 무사히 끝낸 것 같다.

쪼그려 앉자, 센리는 상자 속의 전과를 보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론, 또 이렇게 받아오고……당신은 분명 개의 재능이 있어”

상자 안에는 동전이나 보석류가 몇 개나 들어 있었다.

카라반을 짤 수 있는 상인들은 대부분 부자다. 매물로 보석류를 다루는 사람도 있다.

상자를 물고 가져가면, 어이없어 하면서도 안에 여러가지 넣어준다.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경우, 그것을 앞발로 두드리면 낮지 않은 확률로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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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은 거의 동화였지만, 은화와 금화도 여러 개 섞여 있었다. 아버지가 주신 돈이 있어서 돈에 곤란하지는 않지만, 좋은 손님이다.

“또 돌려줘야 가야겠네”

“큐응”

“그러면 안된다고 했지? 당신, 자존심은 없는 거야?”

“……큐응”

어차피 돌려주러 가도 거절당할 뿐인데, 센리는 언제나 나의 전과를 돌려주러 간다. 나는 귀여운 강아지지만, 센리도 미소녀다. 돈을 받으러 가는 나와, 그것을 돌려주러 가는 주인의 그림이 일종의 명물이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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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신의 처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자존심따윈 없다. 과자도 주고 돈도 준다. 개의 눈 따위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정보도 준다. 내가 원하는 것은 피뿐이지만, 그것은 센리가 준다. 나는 만족했다. 이제 에페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면 완벽했다.

카라반을 짜는 상인의 아이는 영리한 아이들이었다.

잘 다듬어진 머리에 청결한 복장. 그 두 눈은 이 세상에 좋은 일밖에 없다는 것처럼 반짝이고, 매일 밤 여간 시간에 모닥불 옆에서 부모로부터 공부를 배우고 있었다.

지식은 상인에게 힘이다. 그 순간만은 모두 성실해서 처음에는 내가 근처에 가면 쫓겨났지만, 공부중에는 조용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자 근처에서 누워서 이야기를 듣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나는 여행 이야기를 듣고, 역사 이야기를 듣고, 도시 이야기를 듣고, 잊혀져 가던 계산의 방법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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