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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대로 나대를 휘두르지만, 마치 환상이라도 베는 것처럼 맞지 않는다.

센리의 발걸음은 최소한으로, 그러나 흐르는 것처럼 유려했다. 나는 찰나의 순간, 마치 춤이라도 추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

너무나도, 다르다. 이것이 2급 『종언 기사』인가. 로드와의 싸움은 먼곳으로 확인했었지만, 이번에 실제로 상대하니 그 이름의 무게가 전해진다.

절망은 없었다. 단지, 머릿속이 뜨거워진다.

센리의 시선은, 너무 격렬해서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나의 나대의 움직임을 완전하게 쫓고 있었다.

이 간격은 내 간격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손이 닿지 않는다.

로드는 종언 기사와 싸우려면 최소한 흡혈귀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흡혈귀에게는 강력한 특수 능력이 있다.

늑대와 박쥐, 안개로 변신하는 능력이다.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연, 내게는 확실히 힘이 결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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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신체 능력이나 내구도로 이기고 있는 건지, 농락당한 상태에서는 거의 믿을 수 없다.

가끔 시원한 소리가 울렸다. 내 나대와 센리의 검이 부딪치는 소리다.

나에게는 반응이 전혀 없다. 접촉하고 있는 건 정말로 한순간이다. 아마도, 그렇게 일격을 받아넘기고 있을 것이다. 무서운 기량이었다.

폭력 충동이 나에게 더욱 힘을 주라고 속삭이고 있다. 유린하라고 속삭이고 있다.

나는 그것을 거스르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이대로 나대를 휘두르고 있어도, 절대로 맞지 않는다. 아직 그녀에게는 여유가 있다.

생각하는 것이다. 나에게 일반 흡혈귀에게 없는 강점이 있다면, 그것은 충동을 다소라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센리의 눈이 크게 뜨인다. 나는 찰나의 순간, 선택했다.

미소를 지으며, 전력을 다해 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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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다. 이것이 흡혈귀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땅이 크게 흔들린다. 센리의 자세가 약간 흐트러진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전력을 다해 나래들 휘두른다.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려퍼진다. 처음으로 강한 반응이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뜻밖의 광경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센리가, 양손으로 쥔 검으로 내 나대의 일격을 막고 있었다. 흡혈귀로서의 모든

능력으로 내리쳤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맞댄 칼날은 팽팽하다.

칼날을 사이에 두고, 시선과 시선이 지근거리에서 교차한다. 나대에 힘을 주면서 노려보는 나에게 센리가 말한다.

“엔드……당신은……강해. 조금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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