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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도 갖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도시도 둘러보고 싶다. 역시 너무 욕심 부리는 걸까.
“종언 기사는 수는 적어. 항상 일손이 부족하고, 소대 단위로 활동하고 있어. 우리에게는 적이 있어. 작은 도시라면……우선, 없을거야”
“흡혈귀 사냥꾼(뱀파이어 헌터)은?”
언데드의 적은 종언 기사만 있는 게 아니다.
내 물음에, 센리의 표정이 조금 흐려졌다. 가만히 바라보자, 말하기 어려운듯이 말한다.
“그들은……어디든지 가지만, 기본적으로, 의뢰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아. 야생의 흡혈귀는…… 돈이 되지 않으니까……
“그렇구나……”
그들에게 흡혈귀는 사냥감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것도 죽이면 재가 되기 때문에 마수와 달리 소재를 해체할 수 없는데다, 매우 만만치 않은 사냥감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흡혈귀와의 관계는 현상금과 현상금 사냥꾼과 마찬가지다.
친구가 되고 싶은지는 둘째치고, 정이 깊기 때문에 움직이는 센리보다 훨씬 알기 쉬운 상대다.
센리가 어딘가 안쓰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내가 충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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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걱정이다. 자신이 인간이 아니란 건 알고 있다.
이제 와서 어떻게 보이는지 다시 안다 해도, 충격을 받지는 않는다.
웃으며, 안심한 듯이 말해보인다.
“그건…………안심이네”
“…………그래. 안심”
한 사람도 아군이 없다는 것을 각오하고 있었던 것이다. 센리가 아군으로 있어주는 것만으로 얼마나 구원받고 있는 것인가.
힘은 넘쳐흘렀다. 팔에 무수히 새겨져 있던 이빨 자국도 이미 없다. 사고의 깊은 곳에서 맺혀 있던 열도 조금도 없고, 사신처럼
내려다보던 로드의 환상도 사라져 있다. 마치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이제부터, 숲을 나와서 초원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그 전에 센리에게 제안해야 할 일이 있었다.
몸가짐을 바로하고, 모닥불 흔적에 흙을 덮고 있는 센리에게 다시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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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센리를, 신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최선이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보라색 눈동자를 바라본다.
“센리…………추격도 있을테니…………전력으로 달리려고 해. 축복을 억누르고――내 등에 올라타 주지 않을래?”
§
한 걸음 내딛는 걸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속했다. 온몸에 강한 공기의 저항을 느끼면서, 크게 수십미터나 공중을 나아간다.
틀림없이, 지금의 나는 말을 타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에 나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눈 밑에는 본 적도 없는 검은 짐승
무리와 반짝이는 눈동자가 보였지만, 그 모든 것을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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