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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흡혈귀의 시조여. 이것이야말로 주인로부터 계승받은 나의 힘 『피의 저주(블러드 페인)』입니다. 저희 군은 당신을――환영합니다”
라이넬이 날뛴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되어 있었다. 추가로 무수히 뻗어간 피의 실이 라이넬을 구속해 간다.
원래 나와의 싸움에서 빈사 상태였던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타이밍이 너무 나빴다.
내 것과 같은, 피처럼 붉은 눈동자. 피처럼 붉은 입술 끝에 뾰족한 송곳니가 보인다.
어떡할까? 생각할 필요도 없지. 거절이다.
나의 주인이라는 것을 보면, 세이블의 주인은 흡혈귀일 것이다. 그리고 아마 나와 같은 『시조』일 것이다. 그 동료가 된다는 것은 센리의 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이 여자 흡혈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세이블의 말은 겉으로는 정중했지만 『권유』는 아니었다. 내 의사를 확인하진 않았다. 라이넬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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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싸울 수는 없다. 그런 힘은 남아 있지 않다.
세이블이 가진 부의 힘은 방대하다. 같은 흡혈귀이기 때문에 알 수 있지만, 만전의 상태에서도 이길 수 있을지 어떨지 의심스럽다, 지금 상태에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회전시키는 나에게, 세이블이 입술 끝을 들어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당신은……매우 영리해요. 그렇습니다, 시조여. 지금의 시조는 나보다 훨씬 약해요. 따를 수 밖에 없죠. 안심해주세요, 나의 주인은 밤의 왕을 모으고 있습니다. 혼자서 고독하게 사는 것보다 훨씬 편할 겁니다”
혼자가 아니야.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에게는 센리가 있다. 그래서, 함께 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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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블이 검지를 세운다. 잡티 하나 없는 하얀 피부, 가늘고 깨끗한 손가락이다. 그 끝부분에서, 갑자기 피가 뿜어져 나와 공중에서 작은 검은 공을 만들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이것은――위험하다.
세이블이 냉철한 목소리로 말한다.
“쐐기를 박겠습니다. 나쁘게 하지는 않겠지만――이건 피의 계약입니다. 내 피는 체내에 머물며, 상황에 따라 당신을 죽입니다. 저항할 방법은 없죠”
틀림없다. 대 흡혈귀용 능력이다. 흡혈귀에게 저주나 마법은 효과가 없다. 하지만, 이것은 그러한 능력이 아니다. 과거에 로드에게 걸렸던 절대 명령과도 다르다.
세이블의 능력은 아마도, 피의 조작일 것이다. 라이넬을 구속했듯이, 피를 움직여 심장이나 뇌를 부수면 치명상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거역할 수 없다. 너무나도 난폭한 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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