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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석조 벽을 후려친다. 두꺼운 벽이 깊이 함몰되지만, 기분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의자에 깊숙이 앉아 머리를 쥐어뜯는다.

필요한 것은 냉정함이다. 이미 세이블은 두 번 실패했다. 다음에는 실패할 수 없다.

“늑대인간은 됐어. 귀중하긴 하지만, 그건, 아직, 대체할 게 있어.”

창백한 표정으로 서 있는 자신의 권속을 노려본다. 자신이 흡혈로 만들어낸 권속――블러드페인의 힘을 잇는 그럭저럭 강력한 흡혈귀다.

하지만, 안 된다. 데려가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럭저럭인 정도로는 상대가 안 된다. 흡혈귀는 늑대인간보다 훨씬

강하지만, 상대에게 종언 기사가 있는 경우는 그렇지도 않다.

사고를 반복함으로써 평정을 유지한다. 그 순간, 분명히 느꼈던 죽음을 망각한다.

“그래. 문제는 『시조』가 아니야. 그 남자를 아직도 인간의 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그 종언 기사다.”

힘으로 습격해서 방해가 들어오는 것은 곤란하다. 할 수 있다 해도, 이쪽도 상당한 피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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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흡혈귀는 어둠 속에 사는 자. 지금 상태는 일그러져 있다.

종언 기사와 흡혈귀가 함께 있다니, 다른 흡혈귀에게 말하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그 『시조』는 적어도 흡혈귀를

기피하지는 않았다. 무슨 계기가 있으면 상황은 이쪽으로 굴러온다.

문득, 거기서 어떠한 것을 눈치채고, 세이블은 깊은 미소를 지었다.

“한 명, 단 한 명인가…………흠……그렇군――”

종언 기사는 기본적으로 팀을 이뤄 움직인다. 하지만 그 은발의 종언 기사는 지난번에도 단 한 명이었다.

애초에 흡혈귀가 종언 기사와 함께 있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도 희한한 얘기지만, 종언 기사가 흡혈귀를 바로 죽이지

않는다는 것은 종언 기사단의 방침을 생각하면 더욱 말도 안 된다. 납치해서 고문하고, 약점을 찾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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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시조는 전혀 구속되어 있지 않았다.

틀림없다. 그 종언 기사의 독단이다. 그렇다면……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 § §

그리고 나는 옷장 안에서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멈추지 않는 엄청난 복통과 구토는 생전을 포함해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종류의 것이다. 나는 처음으로 하위 흡혈귀도 한계가 오면 땀을 흘린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한계다. 하지만, 화장실에 가도 소용없다. 왜냐하면 흡혈귀는 화장실 같은 건 안 간다. 음식은 다 소화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복통은 이상한 것을 먹었다거나 그런 이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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