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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각은 여기저기서 인기척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누구나 다 숨을 죽이고 있다. 마치 소리를 내는 일이 죄인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다.
어디선가 무수한 시선을 느꼈다.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고 있는 걸 느낀다.
맹수의 둥지 속을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리고 그 인식은 아마도 옳다. 유일하게 보충할 점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내가 둥지의 주인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괴물이라는 점 정도일까.
골목 끝은 막다른 길이었다.
끈적거리는 공기. 뒤를 보니 지금 내가 지나온 길에 여러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쪽을 보지는 않았지만, 그 주의가 내게로 향해져 있는 건 틀림없다. 만약 돌아가려 한다면 막아설 것이다.
이제와서 단순한 인간 따위는 장애물이 되지도 않지만――.
작게 한숨을 쉬고, 막다른 길의 왼쪽에 있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금속문을 노크했다.
흡혈귀(뱀파이어)는 저주에 의해, 초대받지 않는 한 방 안에 들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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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뛰어난 지각을 가진 나에게는 실내에서 숨죽이는 여럿의 열을 파악할 수 있다.
냄새를 느낀다. 강한 전의, 경계, 조용한 흥분, 약간의 공포. 문에 붙어 있던 금속 투시창이 열리면서,
두 개의 충혈된 눈이 나를 확인했다. 낮은 목소리가 나온다.
“…………무슨 용무지?”
“안에서 얘기할게. 열어주지 않으면 문을 억지로 부술 거야.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별로 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인 말에 문 너머에서 망설임이 느껴진다. 하지만 빗장이 풀리는 소리가 들리고 문은 곧 열렸다.
여기까지는 상정 내――클리셰 같은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약하다. 특히 신체 능력 면에서, 인간은 대부분의 마물보다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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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 인간 속에서도, 더욱 격차가 존재했다. 무기의 차이다.
기본적으로는 검보다 창, 창보다 활이나 총, 활이나 총보다 마법이 더 강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래도 나를
강력한 마도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참고로, 인간 중에서 가장 강한 것은 종언 기사인데, 그것은 극소수의 예외이기 때문에 제쳐둔다. 저주받은 자도 마찬가지다)
나타난 검은 양복을 입은 덩치 큰 남자에게 웃어보인다.
“무장을 확인하지.”
그들이 나를 들여보내는 것은, 대 마도사전에서 필승의 수단이 거리를 좁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안에 들이지 않으면 그들은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강력한 공격 마법이 날아오는 것을 경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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