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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베어도 줄어들 기색이 없는 스켈레톤들과, 그에 반해 너무나 없는 반응에 눈살을 찌푸린 그때, 흡혈귀의 예민한 청각이 날카로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포착했다.
신체를 회전하여 날아온 그것을 피한다.
그것은 화살이었다. 철화살이다. 스켈레톤들의 무리를 기적처럼 피해, 돌바닥에 꽂힌다.
지금도 한눈 팔지도 않고 쏟아져 들어오는 죽은 자들의 맞은편. 성벽 위로 훌륭한 갑옷을 입은 스켈레톤의 모습이 보였다.
키만한 대궁을 들고, 그 뼈는 어둠 같은 검은색이었다.
블랙 본 아처라고 부를까. 주위에는 약간 격이 떨어지는 활과 갑옷을 갖춘 스켈레톤들이 똑같이 늘어서 있다.
블랙 본 아처가 연방 화살을 쏜다. 날아오는 검은 화살은 틈이 많은 스켈레톤들을 빠져나가, 때때로 부수고, 내게로 곧장 향해온다.
확실히 격이 다른 기량이다. 이에 맞추듯이 주위의 스켈레톤들이 화살을 쏜다. 마치 비 오듯 화살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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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게 진짠가.
거기서 나는 새삼스러운 것을 깨닫고, 혀를 찼다.
상황을 보고 있던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그들도 탐색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을 탐색하고 있었는가?
그것은 물론――나의 정체다.
더 말하자면, 분명 그들은 내가 종언 기사가 아니란 걸 확인하기 위해 파괴될 각오로 파견되었을 것이다.
종언 기사는 빛의 사도다. 내가 종언 기사라면 어지간한 걸로는 쓰러뜨릴 수 없고, 거리를 둬도 멀리서 정화당해 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나의 싸우는 모습을 보고, 내가 종언 기사가 아니란 걸 확신했다. 그래서 본대를 파견했다.
얕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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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화살 가운데, 보기 어렵고 위력적인 블랙 본 아처가 쏜 것만을 정확히 잘라낸다. 다른 사수가 쏜 화살은 속도도 느리고, 위력도 대단하지 않다.
로드가 남겨 준 『블러드 룰러』는 정말로 훌륭한 나대다. 길이도 강도도 날카로움도 더할 나위 없다.
화살을 피하고, 때로는 쳐내면서, 발이 묶기 위해 밀려오는 스켈레톤들을 부숴간다.
스켈레톤들은 파도 같지만, 설령 전투 기능을 가지지 못한 일반인의 것이라도 무덤의 수는 유한하다. 아직 밤은 한창이다,
그들도 언데드인 이상, 해가 뜰 때까지 싸울 생각은 없을 것이다. 시간은 내 편이다.
무수한 소리 속에서 땅을 짓밟는 소리가 들린다.
스켈레톤들을 뛰어넘어 내리치는 칠흑의 칼날을 나대로 막아낸다. 그대로 힘을 담아 받아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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