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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달려든다. 그 타고난 거구를 살려, 그 갈고리 발톱은 강철조차 쉽게 양단한다. 내려오는 갈고리 발톱을, 델은 강철검으로 정면에서 받아냈다.
둔한 소리가 울려퍼지고, 갈고리 발톱이 델의 바로 옆을 꿰뚫는다.
“기괴한 기술을――”
라이넬이 작은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금색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다가와, 델을 날려버린다.
델의 몸이 크게 허공을 난다. 하지만, 대미지는 없다.
『극광천의』의 본질은 항상 고속으로 몸의 표면을 흐르는 에너지에 있다. 본래의 한계를 넘어 방출된 힘은 모든 힘을 받아넘기는 절대적인 방패다.
낙하하면서, 무방비로 노출된 라이넬의 몸에 검을 돌린다. 하지만 그 칼끝이 박히기 전에 라이넬은 뒷발로 일어나 몸을 돌렸다.
휘둘러진 앞발을 받고, 몸이 벽에 부딪친다. 대미지는 없지만, 축복이 크게 줄어든다. 칼날도 맞았지만, 반응이 없다. 유연성과 경도를 겸비한 체피에 완전히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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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그걸로 됐다. 델의 역할은 시간을 버는 것이다. 잔해 속에서 일어난다.
절망은 없다. 델은 이때를 위해 종언 기사로서 힘을 갈고닦아온 것이다. 델은 포효하고, 절대 강자인 마왕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크게 몇미터 낙하하고, 전신에 강한 충격이 발생한다. 머리를 세게 부딪친다.
하지만, 나의 뇌리에 있던 것은 살의뿐이었다. 생각하는 것은 라이넬을 죽이는 방법뿐이다.
살았다. 델의 도움을 받았다. 빚을 만들어 버렸다. 돌아갈 이유가 생겨버렸다.
라이넬은 추격해 오지 않았다. 그저, 싸움의 소리가 들린다. 델이 발이 묶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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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서, 지체 없이 몸 상태를 확인한다. 대미지는 없다. 지치지도 않았다. 피의 힘도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당해낼 수 없다.
라이넬을 죽일 방법이……생각나지 않는다.
동료를 모은다……올리버를 데려갈까? 아니……안된다. 그녀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배신할지도 모른다.
무기를 찾아……? 안된다. 첨조는 상성 관계 때문인지 성은의 갈고리 발톱에 간단히 잘렸지만, 강철의 검으로는 경도가 부족할 것이다. 그리고, 강철 이상의 무기는 보물고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라이넬의 몸에 상처를 낼 수 없는 무기는 쓸 의미가 없다.
공격력이 부족하다. 역시…… 열쇠가 되는 것은 식인에게서 빼앗은 《주염》이다.
모니카에게 들은 정보에 의하면, 식인의 《주염》은 라이넬에게 상처를 입혔다. 쓰러뜨리진 못한 것 같지만, 그걸로 식인이 부동의 2위의 지위에 올랐으니, 가벼운 상처는 아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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