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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품은 눈으로 보는 내 앞에 그것을 내밀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엔드 군……이번엔 네 입발림에 넘어가 놓아주지. 하지만, 네 말을 믿는 것은 아니다. 내가 믿는 건――센리다”
보석에 쩌적 금이 간다. 그리고, 내가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검은 아뮬렛은 산산이 부서졌다.
에페가 산산조각 난 조각들을 가볍게 털어내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내가, 아직 아슬아슬하게――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동안에, 떠나라. 그리고, 센리에 전해주지 않겠나? 꼭 데리러 가겠다고”
“……칫, 괴물놈”
뭔가 나올 것 같은 고양감.
얼른 떠나지 않으면, 정말로 살해당한다. 에페의 말에는 그렇게 확신시킬 만한 힘이 있었다.
조금, 너무 도발했나. 하지만……시간은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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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돌린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나의 뺨 바로 옆을 은의 칼날이 지나갔다.
기색은 없었다. 소리도 없었다. 방심은 하지 않았다. 뺨에 긁힌 상처에서 흰 연기가 오른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문에 꽂힌 것은 돌려준 센리의 검이었다.
통증을 느끼는 것과 거의 동시에, 심장이 쿵하고 강하게 뛴다.
“그것은――센리에게 돌려주게. 엔드 군. 그 검은――대리로 반환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것이 아니다……”
§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이제와서 발밑부터 공포가 솟아올랐다.
그것에 삼켜지지 않기 위해, 전력으로 뛰기 시작한다. 하위 흡혈귀의 각력은 나를 바람으로 바꾸고, 순식간에 엔게이의 도시를 뛰쳐나간다.
나는 겁쟁이다. 생전에는 쭉 죽음을 두려워했고, 지금은 살해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옛날과 달리, 지금의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힘이 있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몸이 있다.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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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들어가 잠시 후에, 겨우 달리는 걸 멈춘다.
달빛 아래, 차가운 바람만이 뺨을 어루만지고 있다. 추격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용서받은 것은 아니다.
나는 이미 용서받지 못하는 존재에, 세계의 적이, 죽은 자의 왕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걸로 좋다.
모든 수단을 사용하자. 모든 것을 희생시키자.
상냥함도, 정도, 분노도, 기쁨도, 모든 것을 이용하자. 그래서 자유와 평온을 얻을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괴물이 되겠다.
숲 속에서 센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도망칠 방법을 상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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