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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넬은 잡지 못해도, 간부급은 쓰러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상황이 변한 것은, 그런 때였다.

델을 감시하고 있는 아인들의 반응에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나타났다.

그것은 청년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기운은 억눌러져 있었지만, 델은 알았다.

눈앞의 그것은 어둠의 권속이다. 종언 기사단의 적, 강력한 언데드, 살아있는 자의 천적, 흡혈귀(뱀파이어)다.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마왕 라이넬이 불러들였을 것이다.

바보같은 말을, 그렇게 생각했다.

언데드는 사람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자를, 때로는 같은 언데드에게조차, 증오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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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가 되면 나름대로 현명해지고 감정대로 생자를 덮치는 일은 적어지지만, 위험도는 그전까지와는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델에게 결코 나쁜 이야기가 아니다.

언데드가 소속되었다면, 마왕 라이넬은 종언 기사단의 적이 된다.

보고하면 종언 기사단의 위신을 걸고 마왕 라이넬을 멸할 것이다. 그것은, 강력한 언데드에게 아군을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한 시위 행위이기도 하다.

언데드라는 이물을 불러들여서 군은 혼란스러웠다.

언데드가 생자를 덮치는 것처럼, 생자는 본능으로 언데드를 기피한다. 죽음의 기운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불안과 두려움은 보초들에게도 전파되어, 나날이 강해지고 있었다. 탈출한다면 이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

결행은 내일 아침, 흡혈귀가 움직이지 못하고, 보초가 바뀌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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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죽이고 축복을 체내에서 순환시져 조금이라도 컨디션을 회복시키고 있자, 갑자기 등골에 오한이 들었다.

고개를 살짝 들어, 언제라도 구속을 돌파할 수 있도록 몸에 힘을 넣는다. 몸의 주위에 온존하고 있던 축복의 갑옷을 두른다.

본능이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강한 어둠의 기운이 다가온다. 감시하고 있는 귀인(오우거)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모습이다.

소리는 없다. 냄새도 없다. 오직 사악한 기운만이 다가온다.

마법은 아니다. 이 감각은 『프레시 맨』에서 변이한 흡혈귀 특유의 능력에 의한 것이다.

소리는 없었다. 감시하던 세 명의 귀인이 작게 신음한다. 그 눈이 살짝 뜨였다 한순간에 빛을 잃고, 쓰러진다.

델은 크게 눈을 뜨고, 두 발로 일어섰다. 흡혈귀는 괴물이다, 상성이 좋은 종언 기사라도 결코 방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몸이 떨린다. 흥분으로 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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