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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의 이능은 끝을 알 수 없다. 라이넬의 눈빛을 받고, 세이블의 안색에 변화는 없었다. 그렇게나 농후한 피 냄새를 두르면서, 그 체내에는 피가 전혀 흐르지 않을 것이다.
“협상을 깬 것, 후회할거다”
“……시켜봐라”
세이틀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린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그 몸이 터졌다.
어둠 속에서, 키이키이하고 울음소리를 내며, 무수한 박쥐가 날아간다. 서로 부딪칠 정도의 밀도를 가진 무리는 마치
서로 경쟁하듯 창밖으로 빠져나갔다. 그 후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교활한 힘이다. 언젠가 물어뜯어주지”
쫓을 수도 있지만, 상대는 라이넬과 철저하게 싸울 기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쫓아가도 그냥 도망칠 뿐이다. 그러면 흥을 깨는 것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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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외부인 흡혈귀 한 마리를 신경 쓰고 있을 겨를이 없다.
일어서고, 마왕 라이넬은 드높은 포효를 질렀다.
공기가 떨리고, 성이 흔들리고, 산에 거점을 만든 모든 군세에 퍼진다. 목소리에 대답하는 것처럼 포효가 되돌아온다.
자, 때가 왔다. 손톱을 갈고 송곳니를 닦아라. 인간들에게, 라이넬군을 시찰하러 온 『말뚝의 왕』의 부하에게 그 무武를 보이는 것이다.
§ § §
어둠속에 섞여드는 것은 간단했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고, 눈치챈 기색도 없다.
『잠영』의 힘은 아무래도 소리와 냄새를 감출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은폐 효과도 있는 것 같다. 피의 힘을 더 쏟아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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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의 예민한 오감을 속이고 그림자처럼 움직일 수 있다. 장시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뭐 우선은 문제없다.
머릿속이 뜨거웠다. 투쟁 본능이 고조되어 있는 것이 느껴진다. 피를 너무 많이 마신 건가, 아니면 요즘 스트레스가 쌓인 건가.
기분만의 문제라면 좋겠지만, 자아가 흡혈귀 쪽으로 끌려가는 것만은 피해야만 했다. 전투 중에는 그래도 좋지만, 모든 것이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
당장 마왕군에 나를 쓰러뜨릴 만한 자는 없었다. 수는 많지만 그런 건 흡혈귀에게 큰 의미는 없다.
주의해야 할 것은 역시, 마왕인 라이넬과 식인 정도다. 능력적으로는 올리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지만, 그는
잘만 하면 이쪽으로 돌아설 것 같을 정도로 불안정하다. 필요없지만.
문제는 라이넬이다. 그의 피지컬은 아마 앨버트스 이상으로 강하고, 덤으로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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