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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시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은 오랜 세월 동안 만든 외벽의 힘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거듭되는 습격에 의해 열화되고 있으며,
오래 가지는 못한다. 도시를 구하려면 마왕 라이넬을 쓰러뜨릴 필요가 있었다.
마왕 라이넬을 쓰러뜨리면 라이넬군은 단순한 짐승 무리가 된다. 그렇게 되면 롬부르크에 상주하고 있는 병사들도 대응할 수 있다.
처음부터 혼자서 당해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전해야만 했다.
롬부르크는 델의 고향이다.
별로 좋은 추억은 없었다. 롬부르크는 요새 도시다. 그 주민의 거의 대부분이 전쟁을 생업으로 하는 자이며, 도시 내의 공기도 거칠었다.
가족은 이미 없다. 과거의 지인들도, 종언 기사단에 주워져 도시를 떠났던 델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롬부르크는 델이 태어나고 자란 땅이다. 델의 몸에 배어있는 전투기법 중 몇 가지는 과거 이 땅의 용병에게서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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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계시다, 라고 델은 생각했다. 마왕군의 맹공에 휩쓸려 풍전등화에 처한 롬부르크에 지금의 델이 들르게 된 것은 아마 우연이 아니다.
지금의 델에겐 힘이 있다. 어둠의 권속과의 격전을 겪고 기른 힘이.
동료들은 말렸다. 델을 계속 돌봐준 스승에게도 충고받았다.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마왕과의 싸움에 대한 불개입은 종언 기사단의 규정이다. 종언 기사의 힘은 어둠의 권속과 싸우기 위해서 있다.
하지만 델은 꺾이지 않았다. 그리고 델의 강한 의지를 알게 되자, 동료들도 말리기를 포기했다.
규정을 어기고 마왕으로의 개입을 강행하려고 했을 때, 종언 기사단은 어떻게 하느냐.
제명은 하지 않는다. 힘으로 만류하지도 않는다.
대답은――보고도 못 본 척 한다, 이다.
이것은 델의 싸움이다. 종언 기사단은 그것을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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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빌려주지 않지만 말리지도 않는다. 고집을 관철하려면 힘을 보여라. 영웅이란 그런 것이었다.
너무한 대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 억지다.
도움은 오지 않는다. 동료들은 이미 롬부르크를 떠났다. 만약 델이 돌아가지 않으면, 델은 행방불명 취급을 받을 것이다.
죽지 않은 것은 그저 행운이었지만, 사로잡힌 것은 다행이었다.
라이넬은 강대한 마왕이다.
설치된 발리스타마저 쳐냈다는 강인한 육체에 축복은 효과가 없고, 항상 델이 싸우고 있는 상대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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