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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존을 아무 일 없이 지나고, 칼날을 전력으로 내리친다. 식인이 순간적으로 몸을 띄워 앞발로 방어하지만, 길게 늘어난 뼈의 칼날은 갈고리 발톱에 맞지 않고, 그 다리의 중간을 파고들었다.

단단한 것을 가르는 감촉이 전해진다.

식인이 난폭하게 몸을 반전시켜 뒤로 물러서지만, 바닥에는 작지만 검붉은 피웅덩이가 생겨났다.

얕지만 상처를 입혔다. 크게 검을 휘두르고, 피를 날린다.

내가 사용한 것은 초보적인 생활 마법 중 하나인 『건조(드라이)』 마법이다. 본래, 젖은 빨래 등을 말리는 데 쓰는 마법이다.

대상은 자기 자신. 흡혈귀의 방대한 마력을 쏟아 부어 지극히 비효율적으로 발동한 마법은 내 발밑에 흐르는 소량의 물을 즉시 증발시켰다. 실전에서 시험한 것은 처음이었지만 아무래도 잘 된 것 같다.

앞으로는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전투 중에는 항상 써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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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의 표정에 있던 공포는, 이제 멀리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증대되어 있었다. 어설프게 사람과 비슷한 얼굴 생김새라 잘 알 수 있다.

“자, 아직 남은 계획이 있어? 다음엔 마법으로 마늘이라도 만들어볼래?”

나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고, 식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일방적인 싸움에, 모두가 말을 잃고 있었다. 어느새 싸움은 완전히 역전되어 있었다.

『식인』은 성격은 둘째치고, 그 전투 능력은 환수에 걸맞게 강대하다. 신체 능력은 물론, 수많은 이능을 가지고, 그 힘은 한 마리가 일군에 필적한다.

하지만, 무서운 괴물로 알려진 만티코어가, 지금은 완전히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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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다 타오를 때까지 꺼지지 않는 저주받은 불꽃을 믿을 수 없게도 정면으로 돌파하고, 칼날로 변화한 오른팔이, 식인의 진홍의 몸을 얕은 칼자국을 남긴다.

언제나 오만하기 짝이 없던 용모는 지금, 공포와 절망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식인은 미움받고 있었지만, 그 꼴사나운 모습을 비웃는 사람은 없다.

일격필살의 독침은 확실히 그 몸을 녹이고, 저주받은 불꽃은 그 육체를 태웠다. 목뼈도 부러뜨렸다. 하지만, 그 어느 것이 유효타가 되지 않았다.

올리버가 그 큰 몸을 움츠리고 몸을 떨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모니카는 그것에 불만을 품을 마음도 들지 않는다.

얼른 끝장을 냈어야 했다. 식인은 엔드의 몸을 녹인 시점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지 않고, 추격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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