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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물러나 칼날을 휘두른다. 오른팔의 연장선상으로 늘어난 두껍고 예리하게 날카로워진 칼날은 『첨조』와 달리 하나밖에 없지만, 매우 두껍다, 분명 맨티코어의 모피라도 꿰뚫을 수 있다.

식인이 다가온다. 그 홍련의 눈동자에는 증오와 약간의 두려움이 물결치고 있다. 엷게 열린 입가에는 인간의 뼈 따윈 간단히 물어부숴버릴 날카로운 이빨이 갖춰져 있다.

뼈의 칼날과 갈고리 발톱이 힘껏 부딪친다. 무거운 충격이 팔에 전해진다. 눈앞에서 식인이 크게 그 입을 열었다.

다음 순간, 초격으로 내 몸을 태운 검은 불꽃이 시야에 불어닥쳤다. 주염이 몸을 훑는다. 어둠을 연상시키는 칠흑의 불꽃에 식인의 모습이 완전히 숨는다.

의미를 이루지 못하는 포효가 세계를 뒤흔든다.

“그렇게, 내가 무서운 거냐”

――하지만, 그때는 나는 옆으로 뛰었다.

주염도 코끝을 스쳤을 뿐 대미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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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전까지 오랫동안 개의 모습으로 생활했다. 나에겐 사족보행 짐승의 약점을 실감할 수 있다.

눈앞에 무방비한 식인의 몸통이 있었다.

식인의 약점은 민첩한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야도 인간과 비교하면 상당히 좁다.

돌진은 강력하지만 회피당하면 크게 허점을 드러낸다. 힘껏 발을 디디면 턴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은, 그런 생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식인은 나를 짓밟을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니, 혹시 주염은 자신에게도 대미지가 있는 걸까?

회피했다는 걸 인식하기 전에 뛰어든다. 능숙하게, 오른쪽 위에서 내려쳐지는 꼬리와 독침을 확실히 오른손의 칼날로 쳐내고, 나는 마음껏 그 몸통을 차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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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몇 배나 되는 식인의 거구가 하늘을 난다.

딱딱한 것을 찬 감촉. 발끝에서 무거운 충격이 전해져 등골을 타고오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쾌감이 느껴지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더욱 추격을 위해 땅을 걷어찬다.

식인의 두 눈동자가 공중에서 나를 포착하고 있었다. 크게 자세를 바꿔, 땅에 착지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튼튼하다. 재생 능력은 내가 위지만, 방어력은 식인에게 손이 올라간다. 웬만한 마수라면 육체가 파열할 발차기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가죽도 살도 뼈도 전부 다르다.

하지만, 대미지는 제로가 아니다. 생물인 이상, 급소는 있을 것이다……목표는 머리다. 머리가 안되면 목이다. 목이 안되면――죽을 때까지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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