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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을 짚고, 일어섰다.

이것이――센리가 가르쳐주지 못한, 흡혈귀가 싸우는 법이다.

녹아가던 육체는 이미 완치되어 있었다. 아까까지 몇 개나 나 있던 큰 구멍도, 완전히 상실되어 있던 팔다리도 턱도,

방금까지의 대미지가 거짓이었던 것처럼 되돌아왔다.

피의 힘에 의해 강화된 재생 능력이 독의 침식을 삼키면서 완전히 웃돈 것이다.

고요했던 주위가 술렁거린다. 식인의 발소리가 멎는다.

하늘은 어둡다. 달이 나와 있지 않았다. 재생에 힘을 크게 할애했기 때문에, 피의 힘은 크게 감소하고 있었지만, 공포는 없었다.

한기가 들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강한 살의가 나의 뇌속을 소용돌이치고 있다.

아아, 최악의 기분이다. 식인을 노려본다.

죽인다. 냉정함을 유지한 채, 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 짐승을 죽여버린다.

“제길……아아……로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고……『식인』”

“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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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 눈―― 불꽃처럼 타오르는 그 붉은 눈도, 나와 꼭 닮았다.

식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로 뒷걸음친다. 그 꼬리가 크게 채찍처럼 휜다.

아아, 그렇게 하겠지.

확실히 죽였을 남자가, 팔다리와 얼굴의 아래 반을 녹인 남자가 갑자기 일어선다면, 비록 추격으로 죽일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해도, 앞으로 나오지는 않겠지. 내가 식인의 입장이더라도, 그렇게 할거다.

그에 대해 내가 한 것은 공격 행동이 아니라, 『첨조』를 발동하는 것이었다.

“읏……이제 아무것도……믿을 수 없어”

강철의 대검도, 마법의 망토도,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 주위 관객들 중에는 무기를 가진 사람도 있었지만, 빌릴 마음도 들지 않는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몸뿐이다.

힘을 쏟아넣고, 손톱이 나이프처럼 늘어나고, 뾰족해진다. 평소대로 10센치 정도 늘어났을 때――나는 더욱 힘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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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울』로 변이했을 때, 나는 이 힘에 대해 검증했다.

늘릴 수 있는 길이는 10센치가 한계였다. 언데드 도감에도 구울은 칼처럼 손톱을 늘리는 능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구울』이 아니다. 하급(레서)라고는 하지만 흡혈귀(뱀파이어)다. 쓸 수 있는 힘은 그때와 비교가 안 된다.

벽에 부딪힌 것 같은 감각이 있었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힘을 집중한다.

툭하고, 무언가가 끊어진 소리가 났다.

팔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낸다. 아픔은 없었다. 간지러운 감촉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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