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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언데드의 육체에는 독이 듣지 않는다. 마비독도 최면독도 한 방울로 생물을 죽일 수 있는는 맹독도 듣지 않는다.

식인이 날린 그것은 독이라기보다는 소화액이나 산과 같은, 물체를 물리적으로 녹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바늘을 받은 팔은 한순간에 통증을 잃고 사라졌다. 아마도 그 독성은 상당히 강하다.

정말로 무서운 마성이다. 철괴를 녹일 정도의 힘이 있다면, 갑주로 방어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완전히 초견살이다.

과연 센리였다면 여기에 대응할 수 있었을까?

쓰러뜨린다면 원거리로부터의 공격이 최선일 것이다. 내가 갖지 못한 수단이다.

통증은 이미 의식 밖에 있었다.

눈을 감고 집중하면, 그 기묘한 독이 현재진행형으로 내 육체를 좀먹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금씩, 살을 녹이고 있다.

지금까지, 나는 종종 육체를 결손했었다. 첫 번째는 목만 남은 처음의 그거였지만, 몸이 재생하는 감각에는 익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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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의 재생능력을――독의 대미지가 『약간』 웃돌고 있다.

장소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식인』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 정도의 귀신에게 패배하다니, 마왕 라이넬의 부하라는 자가, 정말로 한심하군……”

그 목소리는 질타하는 게 아니었다. 그 목소리는 나에게 진 모든 존재를 조롱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무시하고 더욱 깊이 집중했다.

몸 속에서 힘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센리에게 피를 받아서 얻은 힘이다.

힘을 느끼면서, 생각한다. 식인이 뭐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것도 이제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계속 어렴풋이 느꼈지만, 흡혈귀가 가진 힘에는 아마도 두 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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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을 죽여서 축적하는 부의 힘과, 피를 빨아서 얻는 힘이다.

전자는 나의 기반이 되는 힘이다. 피의 힘이 고갈되어 목만 남아도 살 수 있었던 것은 그 힘에 의한 것으로,

아마도 나의 신체 능력이나 생존 능력의 기초가 되고 있다.

센리는 이전에, 흡혈충동에 삼켜진 흡혈귀는 스스로 심장을 도려내 죽는다고 했지만, 피를 마시지 않아도 심장을

도려낼 수 있을 정도의 신체 능력을 자랑하는 것은 이 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의 힘은 기본적으로 소모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다면, 후자의 힘은 무엇인가.

피를 빨아서 얻은 힘――편의상, 피의 힘이라고 불러서, 그 힘은 내 상상이 맞다면, 흡혈귀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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