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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몸에 두른 축복은 변하지 않는다. 두꺼운 로브로 감싸도, 내가 받는 아픔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멈춰서 있을 틈 따윈 없다.

나에게는 제한 시간이 있다. 이미 빛나는 달은 머리 위에 도달해 있었다. 앞으로 몇 시간만 지나면 새벽이 온다.

그렇게 되면, 나는 햇빛을 어떻게든 넘겨야 한다.

수많은 흡혈귀의 약점 중에서도 가장 큰 약점은, 태양이다.

그 무서운 흡혈귀 사냥꾼이 그 약점을 찌르지 않을 거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잔잔한 초원을 빠져나가, 시야에 커다란 검은 산이 들어온다.

산속이 몸을 숨기기에 더 좋은가――어쩌면, 동굴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지금 상황이라면, 센리가 눈을 뜨기 전에

아침이 오면……아웃이다. 밖에는 마물도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산도 위험이 없는 건 아니다. 산에는 산의 마물이 있다. 그것도, 초원이나 황야 등에 서식하는 마물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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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혜가 있는 마물이다. 그중에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왕국을 만들고 있는 종도 있다고 한다.

자연계의 군림자, 마물의 왕――흔히 말하는, 마왕이라 불리는 존재다. 그들은 사람과 적대하고, 인간의 도시

밖에 넓은 영역을 가지고 다수의 마물을 배하에 두고 있다. 옛날이야기에 등장하는 적 중에서, 절반은 사령

마도사와 언데드지만, 다른 절반은 그런 마왕이다. 사람은 가지지 못한 힘을 가지고, 사람과는 양립할 수 없는

규칙으로 사는, 방심할 수 없는 존재다.

이 근처에는 마왕은 없었겠지만, 그들은 인간의 사정 따윈 신경 쓰기 않기 때문에 세력을 넓히고 있을 가능성도

있고, 새로운 마왕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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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움직이며 생각한다. 그러나, 갈등은 몇 초였다. 나는 진로를 산으로 바꿨다.

싸운다면 흡혈귀 사냥꾼보다 마물이 승률이 높다. 무엇보다, 나무들이 우거져 직사광선을 막아 주는

산속이라면 태양이 나온 후에도 한계까지 활동할 수 있다. 먹을거리도, 산속 쪽이 풍부할 것이다.

불을 일으키는 것도, 평원보다 산이 눈에 띄지 않는다.

오직, 살아남는 것만을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간다. 밤의 결정은 확실히 품에 들어있다.

밤의 산, 완만한 경사를 뛰어 오른다, 길은 없었다. 하지만, 나뭇가지나 덤불 정도로 나에게 아픔을 줄 수는 없다.

물 냄새를 쫓아간다. 마물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몇 번 스쳐지나갔지만, 나에게 덤벼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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