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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과의 싸움은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만, 잃은 것도 있다.

센리에게 칭찬받으려 했던 멋진 장비에, 자존심. 게다가, 피의 힘을 사용해서 몇 번이나 큰 규모의 재생을 했기 때문에,

힘의 고갈도 가까워지고 말았다. 힘의 사용법을 안 만큼 플러스 마이너스로 말하자면 플러스겠지만, 기분은 최악이다.

하지만, 나는 굳이 목소리를 진정시키고 말한다.

“뭐, 나쁘지 않아”

“어젯밤은 죄송했습니다, 엔드 님. 하지만, 변명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저와 올리버는 엔드 님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괜찮아, 이미 끝난 일이야. 그리고, 별거 아니야”

그래, 괜찮다. 상처는 낫는다. 낫지 않는 것은 마음의 상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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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냉정함이다. 냉정함을 잃었더라면, 나는 로드를 이길 수 없었다. 앨버트스도 이길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모니카가 조금만 안심한 듯 어깨의 힘을 뺀 것이 보였다.

올리버가 뒤에 놓여져 있던 큰 상자를 들어올려, 내 앞에 조용히 둔다. 이렇게 보면 늑대라기보다는, 정말 그냥 개같다.

“어젯밤 잃어버린 장비의 대체를……골라왔습니다. 식인을 물리치고 새롭게 저희 군에 합류한 엔드 님에게 축하품도 왔습니다”

상자 안에는 마법의 빛을 가진 아이템이 다수 담겨 있었다. 얼마 전 보물고에서 고를 때는 보이지 않았던 물건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내 몸보다 더 부드러운 데다, 내 몸보다도 재생하지 않을 것이다. 개 모습이 되면 벗겨져버리고,

거대한 개 모습이 되면 찢어져버릴 것이다. 내가 손에 넣은 아이템으로 아직 남아 있는 것은, 센리에게 있는 로드의 유물, 칠흑의 나대, 『빛을 먹는 자』 뿐이다.

애초에, 나에겐 마법이 효과가 없다. 장비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마법의 아이템도 효과가 없고, 공격 마법이나 저주를 막을 수 있는 종류의 아이템도 불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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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필요없다. 어차피 독으로 녹겠지……내 오른손은 독으로는 녹지 않으니까. 일일이 벗겨지거나 찢어지지 않는

옷을 갖고 싶다. 나도 항상 (거의) 알몸으로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낙담하면서도, 가장 튼튼해 보이고 가장 바느질이 잘된 검은 옷을 골랐다.

들떠서 마음으로 장비를 고르던 나를 알고 있는 모니카가, 당황한 듯 확인한다.

“다, 다른 건 괜찮나요? 전부 가져도 누구도 불평하지 않을 겁니다”

“필요없어. 인간의 아이템은 역시 너무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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