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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만 끊임없이 닥쳐와서 잊어버릴 것 같지만, 나는 세상에서는 널리 두려움 받고 있는 흡혈귀다. 아직 하위(레서)지만.

강하게 땅을 차고, 침입자 방지용으로 가시가 붙어 있는 담을 가볍게 넘는다. 발소리 하나 나지 않는, 완벽한 은밀성이었다.

사람의 침입 밖에 상정하고 있는 것이겠지. 애초에 진정한 흡혈귀는 박쥐나 안개로 변화할 수 있으므로, 대책을 세워도 끝이 없다는 이유도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넓은 정원을 달린다. 아버지인 포멧 남작의 서재는 가장 안쪽에 있을 것이다.

저택은 너무 그리웠다. 희귀병에 걸리고 나서는 본택에서 별장으로 옮겨져 죽기 직전 몇 년간은

저택을 보지 못했을 텐데, 이렇게 바라보면 기억에 남아있었다.

감상에 젖는 것도 적당히 하고, 저택 근처까지 온다.

저택의 현관, 닫힌 문이 눈에 들어온 순간, 매우 싫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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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침입을 거부하고 있다. 흡혈귀의 저주가 발동하고 있다.

예상은 하고 있었다. 나는 이미 죽은 것이다. 죽었을 아들을 맞이하다니, 상식을 벗어난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에 조금 충격을 받는다. 생판 남인 센리가 받아들여주고 있었으니, 더욱 그렇다.

나는 아직 저주가 약하기 때문에, 무리를 하면 억지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문은 잠겨 있겠지만, 내 근력이라면 억지로 부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강도를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소동이 일어나는 것은 바라는 바도 아니고, 나는

영리한 괴물이므로, 거절당했다고 해서 자포자기 상태가 되지도 않는다.

조금 생각하고, 뒤에서 돌아가기로 한다. 서재는 3층이지만, 창문이 있었을 것이다. 이 시간이라면 아직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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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숙소로 돌아가서 센리에게 위로받고 싶다.

역시나, 서재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따뜻한 빛이 창문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난간 따위는 없지만, 흡혈귀라면 달라붙는 것은 손쉬운 일이다.

새삼스레 각오를 다질 필요는 없었다. 이미 각오는 다지고 왔다.

원래 가족이었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나는 침입자다. 시간은 없다.

형제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뭐 깨끗이 포기하자.

손톱을 늘리고 그것을 벽에 찔러, 소리를 내지 않도록 오른다.

창문으로 들여다본 서재는 내 기억과 거의 변함이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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