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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는…… 흡혈귀(뱀파이어)라서 다행이다. 홀가분해졌어……”
“그런데, 하나만 확인하고 싶은 게 있는데……”
“…………뭐지?”
손을 잡지 않고, 의자에 다시 앉아, 눈을 가늘게 떴다.
사육사와 앨버트스. 정말이지, 무서운 숙련자다. 나의 각오를, 말을 들어도, 두 사람의 표정은 너무나도 변화하지 않았다.
괴물인 것은 이쪽일 텐데, 마치 입장이 정반대다.
그래, 내가 상상하는…… 흡혈귀 사냥꾼, 그 자체다.
미소를 짓는다. 이번 거래는 정말로 조마조마했다.
그리고 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 계약서, 종언 기사의 허가를 받았어? 내가 아는 종언 기사단은 괴물에게 온정을 베풀 만한 무른 집단이 아닌데”
“……크크크……놈들이 나에게 일을 맡긴 것도 당연하군. 너는, 머리가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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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팔이 뻗어져, 내 팔을 잡는다. 힘이 단번에 빠진다.
하지만, 그 때는, 나는 테이블을 크게 걷어차고 있었다.
크고 무거운 나무 테이블이 뒤집히고, 잡혔던 손이 빠진다. 빠져나가던 힘이 급속히 되돌아온다.
굉음이 울리고, 한 박자 늦게 주위에서 비명과 노호가 터져 나온다.
완전히 기습이었을 텐데, 사육사는 테이블에 깔려 있지 않았다.
재빨리 옆으로 비켜서 회피한 건지, 집중되는 시선 속에서 태연히 서서, 웃는다.
만져진 순간에 힘이 빠진 것은 장갑 밑에 십자가라도 넣고 있었던 것일까. 테이블을 차지 않았다면 손을 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나에게 있었던 것은 깊은 안도였다.
흡혈귀 사냥꾼과 흡혈귀의 관계는 그래야 한다.
사육사가 허리에서 검을 뽑는다. 너무나도 싫은 느낌이 드는 은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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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다. 직감으로 알았다.
그것은, 흡혈귀가 두려워하는 십자가의 조건을 명확하게 충족시키고 있다. 손잡이와 칼날의
크기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큰 날밑의 검을 잡고, 사육사가 작게 웃는다.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불쌍한 흡혈귀(뱀파이어). 계약은 어기지 않았다. 그 영혼, 적어도 자비롭게 멸해주지”
상황을 알아챈 손님들이 비명을 지르고, 그동안 마시던 술과 먹던 음식을 내팽개치고 출구로 몰려든다.
그렇다. 사람이 많은 것따위, 흡혈귀 사냥꾼(뱀파이어 헌터)에게 있어서 의미가 없다. 종언
기사는 인간을 지키려 하지만, 흡혈귀 사냥꾼은 사람을 지키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이 흡혈귀를 사냥하는 것은, 금전과――깊은 원한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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