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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가 납작 엎드린 것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명색이 여자아이인 앨버트스가 그렇게나 가혹하게 나를 몰아붙였는데, 어떻게 그보다 훨씬 나이를 먹고, 큰 어른인 올리버가 모습을 드러낸것만으로 항복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것 때문에 나는 카라반의 적이 되었다.
늑대인간(웨어울프)을 만들어내는 경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어쩌면 거기에 있는 의미는 나의 상상 이상으로 무거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흡혈귀라는 존재에 안고 있던 인상도 물렀을 가능성이 있다.
용병을 종잇조각처럼 찢어버리는 괴물이 두려워하는 것은 분명――또 다른 괴물뿐이다.
올리버는 완전히 위축되어 있었다. 철사 같은 체모와 부풀어 오른 거구를 줄이고, 귀를 쫑긋거리며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엿보고 있다.
지금의 올리버라면 나라도 쉽게 죽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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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악마가 있었다. 여자 모습을 한 악마다.
국부만을 감춘 검은 의상에, 등에서 난 큰 날개. 머리에는 꼬인 뿔이 나 있다.
센리와 비교해서 굴곡이 있는 체형이다. 피부를 크게 드러낸 육감적인 몸은 매우 선정적이고, 반듯한 용모도 있어, 내가 단순한 인간이었다면 눈을 부릅뜨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는 건 외모가 아니라 피다.
올리버가 부른 동료――모니카·우르츠비아라는 이름이라는 악마는, 썩어가는 과일 같은 강렬한 달콤한 냄새를 풍겼다.
인간으로 변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사람으로 변할 때는 냄새도 변하는 것 같다.
나를 본 모니카의 반응은 올리버와 상당히 비슷했다. 그리고 올리버로부터 『시조』라는 정보를 들었을 때, 그 표정은 더욱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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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여행 중, 센리로부터 언데드의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아무래도 그 정보에는 센리로부터의 주관이 많이 섞여 있던 것 같다. 뭐, 흡혈귀나 시조를 계속 쫓는 종언 기사단의 감각은 상당히 일반과 괴리가 있을 것이다.
“시조(앤세스터)!? 말도 안돼……왜, 이런 곳에서――”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설마 이런 곳에서, 나를 방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줄이야”
“읏――”
악마(데몬)이란 신화와 옛날이야기 속에 종종 나타나는 괴물이다. 흡혈귀와는 달리 사람을 타락시키고, 꼬드기는 신의 원수다.
전체적으로 인간보다 더 굴강하고, 수많은 사악한 마법을 구사하며, 큰 전쟁이나 처참한 사건의 뒤에는 반드시 그 그림자가 보인다고 한다.
나는 그 전투 능력을 모른다. 물론,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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