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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 마술사는 살아있는 죽은 자를 자유자재로 조종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나는 로드에게 인형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로드는 침묵을 지키는 나에게, 왠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나도 따라간다.

방 밖은 생전의 내가 살고 있던 저택과 그다지 다름 없는 통로였다. 불빛은 없고, 묘한 압박감이 있다.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

왜 내가 부활하게 되었는지,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무엇을 하게 되는 건지. 이유도, 경위도, 그리고 미래도. 설마 나를 고통에서 구해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로드에게 묻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아니다.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다행히, 생각하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다. 침대 위에서 고통에 신음하며 죽음에 저항하던 생전, 내게 허용된 것은 사고하는 것뿐이었다.

지금의 나도 그 상황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고통이 없는 만큼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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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를 따라가길 몇 분, 돌로 만든 계단을 내려가 도착한 것은 지하실이었다. 커다란 금속제의 문을 열고, 로드가 안으로 들어간다.

지하로는 보이지 않는 넓은 방이었다.

무심코 소리를 낼 뻔하여, 아슬아슬하게 삼킨다. 그곳에 늘어져 있던 것은――무수한 시체였다. 몇 개나 같은 간격으로

나열된 돌받침 위에 눕혀져 있다. 나와 달리, 움직일 기미는 없다.

시체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본래라면 두려워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어째선지 놀라움은 있어도 공포는 느끼지 않았다.

“내 명령이 있을 때까지, 이 방에서 대기해라”

로드가 입가에서 하얀 숨을 내쉬고는, 내게 차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짧게 명령했다.

로드의 발소리가 멀어진다. 그것이 완전히 사라진 후로 잠시 시간을 두고,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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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신체의 움직임을 확인한다. 팔을 크게 뻗고, 다리를 흔들어 본다.

오랜 세월 동안 나를 괴롭혔던 고통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팔을 흔들어도, 머리를 움직여도, 허리를 펴도,

가볍게 뛰어 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쾌적하다. 꿈만 같다.

나도 모르게 웃고 싶어졌지만, 소리를 내지 않고 히죽거리기만 한다. 여기는 지하다. 아마도 다소 시끄러워도

로드가 돌아올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다. 충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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