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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아지라면 아직 가능하다. 나는 개파다. 여차할 때는 돈이 떨어지면 재주를 부리면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뭔가 연습해 둬야 할까.

가벼운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은 즐겁다, 원래는 들어갈 수 없는 침대 아래라든지, 선반의 그늘이라든지, 상자 안이라든지, 어떤 곳이라도 들어가진다. 지금의 나는 아무도 멈출 수 없다.

상대적으로 넓어진 방 안에서 즐겁게 뛰어다니자, 갑자기 노크 소리가 났다.

깡충 뛰어올라 문을 연다. 나는 강아지의 몸을 하고 있지만, 두뇌는 인간 그대로다.

“……뭐 하는 거야, 엔드”

한심하단듯이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던 것은 센리였다.

예민해진 후각이 그 극상의 피 냄새를 맡고,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나는 비틀비틀 다가가서, 센리의 다리에 머리를 비벼댔다.

“……킁”

“엔드, 아마 그 귀여운 모습은, 당신의 태평한 내면을 나타내고 있어”

이렇게 귀여운 외모를 하고 있는데, 센리의 대응은 일관되게 차가웠다.

혹시, 개보다 고양이파인 걸까. 다른 사람에게는 몇번이나 안겨졌는데, 센리는 한번도 안아주지 않았다.

아니, 괜찮다. 상관없지만 말이야, 난 센리가 고양이가 되면 매번 안아줄 거라고? 개가 되어도 매번 안아줄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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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엔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거다. 대형견이라면 침대에서 내리겠지만, 애완동물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깡충깡충 뛰면서 소리 없는 소리로 호소하지만, 센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당신은……인간. 잊은거야?”

“컁! 컁!”

봐, 센리!

나는――왈왈하고 짖을 수 없는 것이다. 컁컁밖에 짖지 못한다! 앨버트스는 개 상태에서도 사람의 말을 했었는데, 언젠가 나도 할 수 있게 되는 걸까.

빙글빙글 자신의 꼬리를 쫓고 있자, 센리는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양손으로 양 앞발의 밑을 잡아올려, 들어올린다.

높다. 높다고!

“알았어. 잠시동안 어울려줄게”

“컁컁!”

“뭐 해줬으면 좋겠어? 브러싱?”

센리의 얼굴이 크다. 자연스레 시선이 그 부드러워 보이는 목덜미로 빨려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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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를 마시지 않았다. 피를 마시고 싶다.

휙휙 꼬리를 흔들지만, 센리는 안아주지 않았다. 화난 표정으로 타이르듯 말한다.

“안돼, 엔드. 당신…… 핥을 생각이지?”

“컁컁!”

“얼버무려도, 안돼! 당신은, 인간. 개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인간. 그리고, 알몸. 알겠지?”

센리는 개를 확실히 교육시키는 타입이구나.

나를 내려놓고, 센리는 긴 털을 손으로 빗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 내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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