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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상태에서는 흡혈귀의 힘은 사용할 수 없다. 그 중에는 『흡혈』도 포함되어 있다.

항상 센리는 외투에 덮고 잔다. 용병들은 대부분 그렇지만, 돈을 주고 큰 천막을 빌리는 것은 피를 줄 때뿐이다.

내 모습을 보일 수는 없고, 그늘에서 피를 빨게 할 수도 없다.

“……엔드, 조금, 너무 태평해”

오랜만에 인간의 형태로 돌아온 나에게, 센리는 꾸짖는 듯한 눈빛으로 최근 한동안 귀가 아플 정도로 들은 말을 꺼낸다.

“지금을 즐기는 타입이야. 게다가, 정보 수집도 되고 있어”

“…… 꽤, 즐거워 보였어. 별로 눈에 띄는 건 좋지 않아”

뭐, 즐거웠으니까. 달리기 경주나 숨바꼭질을 하고 놀았던 것은 몇년만일까.

“미안해. 하지만, 하얀 강아지 정도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들키지 않아”

낮에는 계속 휴대용 케이스 안에 있는 것만큼은 부자연스러울지도 모르지만, 카라반은 낮에는 계속 움직이고 있다.

이쪽을 볼 여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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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계속 강아지의 모습만 하고 있었기에, 센리가 나보다 작은 것은 신선하다.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모두 잘해줘. 꼬리를 흔드는 건, 답례 같은 거야”

센리는 잠시 내 눈을 바라보더니, 이내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저주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그것만은, 조심해”

“나도 함께 순찰을 돌 수 있으면 좋을텐데. 요즘 마물도 강해지고 있는 것 같고”

“다른 용병들도 있으니까, 문제는 없어”

센리의 근처에 엎드리듯이 몸을 기대고 그 손목을 잡는다. 향기로운 피 냄새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만진 손목. 그 뼈를 덧그리듯이 매끄러운 피부를 문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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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필적하는 근력을 발휘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가녀린 팔. 옷을 벗길 수 없다는 것만이 몹시 괴롭다.

센리는 약간 침묵했지만, 내 시선을 잠시 받고는 포기한 듯 얼굴을 약간 기울이며 그 하얀 목덜미를 드러냈다.

볼이 조금 물들어 있다. 긴장 탓인지 심장의 고동이 조금 빨라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나는 설득했다.

에페의 힘은 무시무시하다. 거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힘을 얻을 필요가 있다.

흡혈에서는 무는 장소가 중요하다. 손가락을 무는 것과 목을 무는 것은 같은 양의 피를 빨아도 얻을 수 있는 힘의 양에서 큰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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