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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느껴지는 게 있는지 앨버트스는 좀처럼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반파된 가구를 굴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쩌면……새로 피를 뿌린 것이 위화감이 된 건가. 냄새를 속이기 위한 책략이 역효과가 난 걸까.
들키면 목숨은 없다. 바로 위에서 앞발을 내리치는 것만으로 내 두개골은 간단히 부서질 것이다.
잊어라. 지금은 반격은 잊고, 숨어있는 것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저, 소동물처럼 몸을 움츠린다. 가만히 몸을 움직이지 않고, 죽음의 기척을 느끼고 있자, 옛날 병상에 있던 시절이 생각난다.
잔해와 하나가 된다는 생각으로 몸을 숨긴다. 그 때, 나는 내 팔――피부의 색이 변색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 §
이상하다. 놓쳐버렸다.
전 앨버트스였던 짐승은, 눈을 가늘게 뜨고 냄새를 맡았다. 틀림없이 아까까지는 눈앞에 있었다. 앞으로 몇 분만 있으면 산산조각 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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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놓쳐버렸다. 앨버트스의 감각 기관은 상당히 날카롭다. 특히나 뛰어난 것은 후각이지만, 시각도 청각도 뛰어나다. 어떤 밤이라도 놓쳐버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근처에 있는 건 틀림없다. 멀리 도망칠 시간은 주지 않았다.
주위에는 하위 흡혈귀의 피와 살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언데드 특유의 얕은 피의 냄새를 맡으면서 대상을 찾는다. 머리 한쪽에는 초조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난폭하게 잔해를 파괴하면서 숨어 있을 흡혈귀를 탐색한다.
하늘에 빛나는 보름달. 보름달은 흡혈귀에게 힘을 주지만, 마찬가지로 앨버트스에게도 힘을 준다.
전력에는 압도적 차이가 있었다. 상대는 흡혈귀가 아니다. 흡혈귀의 번데기, 하위의 존재다.
흡혈귀가 가진 강력한 특수 능력은 대부분 갖고 있지 않다. 질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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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되는 감정 속에서, 남겨진 약간의 이성이 생각해내는 것은, 과거의 광경이다.
느닷없이 무너진 평온. 오만하게, 무심히, 그리고 압도적으로, 습격한 『죽음의 왕』.
흡혈에 의해 무언가 소중한 것이 빠져나가는 감각에, 자신이 강제적으로 변모되었다는 것에 대한, 더할 나위 없이 무서운 감각.
앨버트스가 그 능력의 첫 번째 피해자로 선정된 것은 우연이다. 그리고, 행운이었다고 해야 하리라.
강제적으로 덧붙여진 특수 능력은 불완전했다. 앨버트스를 지배했을 존재는, 그 불완전한 능력을 행사한 반동으로 소멸하고, 남겨진 것은 풀리지 않는 저주와 흡혈귀에 대한 살의뿐이었다.
야성이 이성을 침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모든 것을 빼앗은 흡혈귀에게 복수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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