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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표정에 드러내지 않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대답한다.

“괜찮아……네빌라보다도 약해”

충분히 강력한 에너지긴 하지만, 내가 본 적이 있는 어느 종언 기사보다도 약하다. 감옥에 갇혀서 약해진 것도 있겠지만 내 예상보다 한참 아래다.

아무래도 센리는 물론, 네빌라나 루프리들도 그렇게 아래 레벨은 아니었던 것 같다. 멸각의 에페의 부하니까 당연한가.

그리고, 나는 사로잡힌 종언 기사와 대면했다.

종언 기사는 양팔이 금속제 고리로 묶여 매달려 있었다. 그 양다리에는 족쇄가 채워지고, 거대한 금속공이 몇 개나

넓은 감옥을 구르며 소리를 내고 있다. 단련된 육체는 고문이라도 당했는지 상처투성이로, 여기저기에 피가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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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약간 움직인 걸 보고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 아마도 힘을 짜내고 있을 거다. 축복을 다루려면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육체적으로 약해져 있다면 더욱

그렇다. 엎드려진 얼굴이 살짝 올라오고, 그 흐린 눈동자가 나를 포착한다. 나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그 눈빛 속에 타오르는 전의의 불꽃을 뚜렷이 알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치고,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지른다. 내뱉은 목소리는 동요로 떨리고 있었다.

“나……남자잖아”

“에? 네, 네. 남자라고, 생각됩니다”

모니카가 이상하단 듯이 말한다. 못 들었어, 못 들었다고.

나는 남자의 피를 빨고 싶지 않다. 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로 빨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야 죽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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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졌다면 어쩔 수 없이 빨겠지만, 그것은 최후의 수단이다.

아마 흡혈귀라면 알 수 있는 감각일 것이다. 튀어 나온 피를 핥는 거라면 몰라도, 목덜미를 무는 것은 이성이 아니면

안 된다. 그리고 상대방이 호의를 갖고 있는 아이라면 더욱 좋다. 분명, 내가 예전에 흡혈귀의 식욕과 성욕이 통합되었다고 느꼈던 것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감옥에 갇힌 것은 강인한 청년이었다. 풍부한 검은 머리는 솟구치고, 단련된 육체는 마치 뛰어난 조각상처럼

군더더더기 없는 기능미로 넘쳤다. 용모는 단정하고, 생명 에너지가 넘치고 있다. 하지만, 남자다.

내가 여자 흡혈귀였다면 기꺼이 피를 빨러 갔겠지만, 나는 남자다. 이래서는 도와준다 해도 손해다.

그리고 나는 메리트가 없다면 돕고 싶지 않을 정도로 종언 기사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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