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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벌렁 넘어지듯 굴러, 전황을 확인한다.

센리의 검은 몇 번을 봐도 유려하다. 직선적이고 빠른 연격은 아마도, 언데드를 정화하는 데 위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

찰나의 순간에 몇 섬을 새기는 신속의 검기는 인외의 능력을 가진 나에게도 맞추는 것이 고작이다.

격렬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네빌라가 포효한다.

“너! 아직도 눈을 못 뜬 거냐!?”

잘못 짚었다. 센리의 눈은――처음부터 흐려진 적이 없다.

센리의 일격에 메이스가 크게 튕겨진다. 네빌라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센리와 네빌라는 체격도 성별도 다르지만, 축복을 통해 신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종언 기사에게 그런 건 미미한 것이다.

“죽이게 두지 않아!”

설마 그들은, 센리가 어쩔 수 없이 나에게 협박당해서 같이 있다고 생각한 걸까?

그럴 리가 없다. 나 따위가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센리는 어리석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한 센리를 배신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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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리들은 자신들보다 더 강한 센리가 지키는 나를, 그들이 도우려고 하는 센리가 지키는 나를, 어떻게 죽이려는 것일까.

“엔드, 괜찮아?”

“어떻, 게든.”

아프다. 만약 인간이었다면 틀림없이 죽었을 만한 통증이, 이미 죽었기 때문에 여유롭다.

아마 지금의 나는 루프리들보다 더 강하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방대한 전투 경험이 있다. 나는 종언 기사의 수법을 센리를 통해 알고 있는 것이다.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했는지, 루프리가 외친다.

“네빌라, 그쪽을 잡아라! 『백우(포톤 레인)』.”

“엔드”!

물러, 무르다. 그런 의미에서 에페의 초원거리의 『해방의 빛(소울 릴리즈)』는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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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에페는 우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 거다.

종언 기사단은 결코 악이 아니다. 그러니 분명, 비극은 시간이 치유해준다. 내가 죽어도 센리는 언젠가는 타협할 것이다.

하지만, 센리는 눈앞에서 죽이러 오는 자를 가만히 보고만 있을 사람은 아니다.

내가 그들이었다면――암살을 계획할 거다. 완고한 센리를 정면으로 설복시키는 것은 무리다.

범위를 나에게 좁혔기 때문에 밀도가 짙어진 빛의 비를 향해, 나는 『블러드 룰러』를 내리쳤다.

심장이 고동치고 있다. 흡혈귀의 힘은 피의 힘, 그 근원은 심장이다. 천적의 습격에 흡혈귀의 본능이 싸움의 포효를 지르고 있다.

센리는 블러드 룰러도 축복을 흡수하는 금속으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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