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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는, 소녀가 입고 있는 지구군의 새하얀 군복을 붉게 물들어간다.
이어서 겉옷도, 바지도, 붉게 물들고, 서서히 소녀의 발치에는 피웅덩이가 만들어져간다.
나노 머신을 사용하면 간단하게 지혈할 수 있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아….
대신 흘러나온 양과 같은 양의 혈액을 만들어, 혈액을 계속 흘릴 거야····.
····· 아아아아아아아····, ····· 아파, …괴로워…, …추워….
이것이…. 그들의 마음인가···.
치켜든 오른팔에서 흘러나온 따뜻한 피가 뚝뚝,소리를 내며 얼굴에 떨어진다.
그리고 몇 방울의 피가 입안에 들어가자, 천천히 철의 맛이 퍼져나간다.
그렇게 입안에 떨어진 피를 소녀는 혀를 움찔움찔 움직이며 천천히 맛본다.
소녀는 『그들의 감정이 담긴 자신의 피』를 부드러운 혀로 차분히 맛보며 그들의 마음을 느낀 것이다.
아아아!! 느껴져!!
그들의 돌진해올 것만 같은 증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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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불타는 것만 같은 분노가!!
그들의 얼어붙는 것만 같은 공포가!!
그들의 암흑과도 같은 슬픔이!!
피 맛과 함께 내 마음속으로 그 모든 게 구둣발을 신고 들어오는 것 같아!!
그런 그들이 싸우고 있어!!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어!!
아아아! ! 죽지 않았으면!!
아름다운 너희들이야! ! 자랑스러운 너희들이야!! 깨끗하기 이를 데 없는 너희들이야!!
부디! 부디!! 이 전투에서 죽지 말아줘!!
너희들의 매 순간 모두가! 내 마음을 매료시켜서 놓아주지를 않아!!
아아아아아!!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어!!
전력으로 싸우는 너희들을 상대로 대충한다니!! 그런 멋 없는 짓을 할 수는 없어!!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내서 싸우지 않으면 안 돼!!
그것이 너희를 더욱!! 더욱 빛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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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아름답게 만드니까!!
제발! 제발!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살아남아 줘!!
제발! 제발! 필사의 각오로 죽을 때까지 싸워줘!!
가능하다면!! 나도!! 나도 너희들과 함께 걷고 싶어!!
너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강적에 맞서고 싶어!!
함께 성장하고! 함께 사랑하고! 함께 죽고 싶어!!!
하지만 할 수 없어!! 할 수 없는 거야!!
그것은 깨끗한 호수에다 오염된 물을 집어넣어 섞는 것만 같은 행위니까!!
내 힘이 나를 지키고! 그리고 나를 가두었으니까!!
이 오른팔의 고통! 이것이 너희들의 마음의 결과야!!
절대 넘지 못 할 벽을 넘었어!! 이거야말로 너희들의 마음의 결정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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