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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은 천천히 장벽에 접근하더니, 동글동글한 눈동자로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피부는 딱딱해보이는 비늘에 덮여있고, 몸은 새까맸던지라, 그야말로 『마물』의 관록을 지니고 있을 정도였다.
큰 입에는 칼과 같은 이빨이 몇 개나 있고, 그 새빨간 혀는 날름날름거리면서 장벽을 핥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간 나와 마물들은 서로를 마주보았지만, 얼마 안가 마물들은 나에게 흥미를 잃어버린 모양인지, 흐느적흐느적 어딘가로 헤엄쳐갔다.
아마 그들은 나에게 마력 기관이 없는 것을 느낀 걸 거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그들은 자신의 몸에 마력 잔여물을 흡수하고 정화함으로써 지구 환경을 지키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마력 잔여물』을 발생시키는 『마력 장기를 가진 자』들은 적이며, 배제해야 할 존재였다.
그리고 이걸 반대로 말하면, 『마력 기관이 없는 자』에 대해서는 적대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물론 공격을 받으면 반격을 하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상, 그저 커다란 동물일 뿐이다.
거기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마력 잔여물이 존재하는 이상 식사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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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잔여물이 오염 물질인 동시에 그들의 영양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체내에 남은 마력 잔여물를 정화하고, 주위에 남은 마력 잔여물를 모조리 정화할 때까지는 그 어떠한 식사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지금 이 마력 잔여물로 오염된 바다에다 마력 기관이 없는 사람을 던져놓더라도, 그 사람은 공격 받는 일 없이 평범하게 수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발밑에 이런 커다란 『동물』들이 득실거리는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을 경우의 이야기지만…
뭐, 어차피 나를 먹으려고 그들이 전력으로 장벽을 공격했다 하더라도 장벽을 깰 수 있을 리는 없겠지만.
이쪽에서도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는지라, 나는 관찰 대상이 늘어난 것을 솔직하게 기뻐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바다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게 된 나는 지상으로 돌아가 다시금 산책을 재개했다.
마왕 토벌군의 패퇴 소식을 들은 각국은 대책을 다시 세워야 했다. 그리고 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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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군대를 파견하여 마왕을 토벌해야 한다』
-라는 의견과,
『우선 마물을 토벌하고, 국력을 회복시킨 뒤에 다시 토벌군을 편성해야 한다』
– 라는 두 가지 의견이 부딪쳤다.
그리고 회의는 거칠게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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