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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일까? 정말이라 해도, 그런 것은 빨리 말해야 한다.
마술사는 거드름 피워대서 좋지 않다.
『보거라, 엔드, 보는 거다. 이 쌓이고 쌓인 죽음의 힘을. 애초에, 아무리 『멸각(포톤 델리트)』라도 무턱대고 핵만 파괴하면 죽음의 힘이 만연할 수도 있다!』
정말일까? 나는 센리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게 딱히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여태껏 센리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새삼스럽다.
『느껴라. 죽음의 힘이 쌓이면 진은 발동한다. 진이 발동하지 않는 이상, 죽음의 힘이 부족하다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 나에게, 로드가 어느 때보다 말이 많다.
어지간히 근육뇌스러운 방식으로 의식을 막는 것이 싫은 건가……어쩌면, 트라우마라도 있는 건지도 모른다. 종언 기사단은 근육뇌만 있는 것 같으니까…….
……어쩔 수 없지. 요즘 센리에게 너무 부담을 주고 있다. 『멸각』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건 없다.
하지만, 만약에 속이는 거라면…… 난 센리한테 죽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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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을 읽었는지 로드가 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살도 가죽도 없는 탓에 표정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센리 멸각도 좋지만, 나한테 생각이 있어.”
§
“야 어떡하지, 라자르? 이거 위험한 거 아냐?”
지면에 존재하는 기묘한 문. 큰 소리를 내며 닫혀버린 그 앞에서 라자르 일행은 멍하니 서 있었다.
분명 심상치 않은 사태였다. 동료들의 안색은 좋지 않다. 그리고, 라자르 자신도 분명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밤마다 언데드가 습격해오는 전 마왕의 성.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을 들었는데 존재하고 있던 문.
라자르 일행은 모험가가 아니다. 전란이 소용돌이치는 이 시대의 추세에 전선에서 싸우기를 꺼려 용돈벌이를 하고 있는 보잘것없는 용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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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안으로 들어갈 마음은 들지 않았다. 원래부터 닫혀 있었고, 라자르 일행은 바론처럼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데센드】로 돌아가서 보고할까?”
“……냉정하게 생각해라. 놈들은 우리에게 숨기고 있었다고. 제길!”
방심했다. 그 도시는 신용할 수 없다.
용병의 고용은 신뢰로 이루어져 있다. 문의 존재를, 언데드가 다가오는 이유를 숨기고 있던 이상, 이제【데센드】는 좋은 의뢰주가 아니다.
애당초 문 아래――언데드가 모이는 성역에 골렘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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