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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남자의 바로 옆을 거대한 거북이 마물이 지나갔다.

그 거북이는 마법 국가를 멸망시킨 거북이 중 한 마리였다.

허나, 거북이는 남자를 내려다보고도 별다른 관심을 표하지 않고, 쿵쿵 대며 걸어서 떠나갔다.

「···역시나인가. 분명 나한테는 여신님의 가호가 있는 거야. 오오오오! 우리의 수호신님, 자비 깊은 당신의 마음에, 저는 반드시 보답해 보이겠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기도를 하는가 싶더니,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 남자는 자신에게 『여신님의 가호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물이 덮쳐 오지 않는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것을 진정한 신앙심을 가진 자신에게 여신님께서 축복을 주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여신님에 대한 신앙을 되찾으면, 여신님도 본래의 힘이 돌아와 사람들을 마물의 공포에서 해방시켜주실 수 있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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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니다.

남자는 언젠가 부활한 여신님이 마왕을 쓰러뜨려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널리 알리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든 다른 나라에 도착해서, 사람들에게 세계의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한시라도 빨리 여신 신앙을 부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확신하자, 남자는 다리에 자연스레 힘을 주고는 마물이 횡행하는 숲을 처억처억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밤의 일이다.

어떤 국가의 성벽을 남자는 기어오르고 있었다.

남자는 직접 만들 줄을 성벽에다 걸고는 지난 몇 달 동안 단련한 몸으로 천천히, 꾸준히 성벽을 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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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위로 병사들이 순찰을 도는 기색을 느끼면 남자는 그 자세 그대로 가만히 움직이지 않은 채 기척을 감췄다.

즉, 남자는 그 높디 높은 성벽을 오로지 자신의 체력 만으로 오르려 하고 있었다.

거기다 그날 밤은 호우였기에, 차가운 빗물이 남자의 몸에서 체력을 빼앗아갔다.

때때로 강한 바람이 불고 남자의 다리가 미끄러진다.

하늘을 가르는 번개가 남자의 귀에 메아리친다.

그러나 그 비도, 바람도, 번개조차도, 남자의 의기를 없앨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남자의 그 눈동자에는 투지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몸은 떨고 있지만, 추워로 떨고 있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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