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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인류는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우주를 떠나버렸다.
그렇게 구 인류는 마치 황혼을 맞이하듯, 넓은 우주에서 모습을 감춘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뒤, 귀소 본능이라도 따른 건지, 구 인류는 드문드문 지구로 귀환하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그 당시엔 인구가 아직 억 단위로 존재하고 있었던 듯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그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나갔다.
그러다 어느 시점, 구 인류는 대륙을 버리고 이 인공 섬을 건설하여 거기에 이주하기로 결정했다.
구 인류의 지혜의 결정체인 이 인공 섬이 완성되었을 때에는 이미 총 인구가 1만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누구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드디어 긴 인류의 역사를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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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서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직 어딘가의 별에 또다른 지구인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건 더이상 아무래도 좋았다.
『지구로 돌아오고 싶다면 돌아오면 그만이고, 아니라면 마음대로 하면 된다』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구 인류가 살게 된 인공 섬에서는 느리게 죽음의 시간이 흘러갔다.
불로불사가 된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 질린 순간 차례대로 죽어간 것이다.
인류가 만들어 낸 다양한 예술도, 요리도, 과학 기술조차도, 사람들을 이 세상에 묶어 둘 수가 없었던 거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약 1억 년 전, 나는 마지막 지구인이 되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배웅한 사람은 이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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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커녕, 인사조차 한 적 없고, 상대의 얼굴도 영정으로 처음 본 관계였다.
그것은 서로가 집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고,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의 일이었다, 난 흑백 영화를 보고 있었다.
아주 오래 전의 시대에 만들어진, 소리도 없는 흑백 영화를. 그저 감흥도 없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그런 때 인공 섬에서 나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 메시지엔 –
<당신이 마지막 인류입니다. 이 섬은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라는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그 메시지를 읽고, 난 이웃이 결국 이 세계에 질린 나머지 죽음을 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웃의 장례는 간소하였다.
유서도 없고, 본인의 의지도 없이, 기계들이 간단한 장례식을 실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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