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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시신은 로봇들이 정성스럽게 화장했다.
그리고 나는 상복을 입고 이웃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죽었을 때는 더이상 날 배웅할 사람은 없겠지.
내 시신은 이웃과 마찬가지로 로봇들에 의해 처리될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난 그 일에 대해서는 딱히 별 생각은 없었다.
실제로 다음날, 나는 집에서 느긋하게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며,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런 생활을 이어나가던 나는 어느날 너무나도 흥분해버렸다.
너무나도 흥분한 나머지, 100년 동안 감동이 이어졌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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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밖을 걷고 싶어진 난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발밑에서 작은 애벌레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때, 왜 내 다리가 멈춘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애벌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애벌레는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잎을 먹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계속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애벌레는 몸에 실을 감더니, 이윽고 번데기가 되었다.
그리고 번데기에서 예쁜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날개짓을 하며 날아갔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개짓하는 나비가 된 다음에는, 다음 세대를 낳고 죽었다.
나는 그동안 나비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산책을 시작하고 1년간 집에 돌아가지 않았던 거다.
그동안 식사도, 잠도, 목욕도 하지 않았지만, 그건 문제 될 게 없었다.
신이나 다를 바 없는 힘을 가진 인류한테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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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떨어진 나비의 시체는 개미가 찾고 그들의 보금자리로 갖고 돌아갔다. 나비는 그렇게 개미들의 밥이 되었다.
거기까지 보고, 나는 깨달았다.
울고 있었다.
나는 울고 있었던 것이다.
온몸이 감동으로 떨리고 있었다.
눈이 갑작스레 뜨인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모른다.
그리고 그 순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복받쳐 왔다.
이윽고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 뒤, 난 다양한 곤충이나 동물을 관찰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때마다 감동을 맛볼 수 있었다.
그 어떠한 것도 희귀한 곤충이거나 동물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근처에서 흔한 생물을 관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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