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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피에, 머릿속의 열이 끓어오른다. 뇌를 지나가는 느릿한 쾌감에, 무심코 뜨거운 숨을 내쉰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이 피를 마시는 감각은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손가락을 내미는 센리의 눈은 평소보다

조금 느슨해지고, 뺨에도 기분탓인지 홍조를 띤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관찰하면서,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핥는다. 그러면서, 그 손등을 손끝으로 문지르고, 팔을 뻗어서, 센리의

느슨한 소매안에 손을 침입시킨다. 그 비단과 같은 피부와 피부가 맞닿으면, 이상하게도 얻을 수 있는 힘도 늘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피만 빨아마실뿐이라면 어디를 물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목을 물었을 때와 지금은 분명히 얻을 수 있는 힘이 다르다.

센리가 얼마 전에 알려준, 흡혈귀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목에서 피를 마신다는 정보를 가미하면, 만족감과 흡혈에

의해 얻을 수 있는 힘의 양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쾌락에 눈을 가늘게 뜨고, 피를 핥는다. 손가락끝이 센리의 팔꿈치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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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더 손을 나아가려 했던 거기서, 센리가 갑자기 손을 잡아당겼다. 타액으로 반빛나는 손가락끝을 감싸듯이

되돌리고, 뻗었던 내 팔을 가볍게 쳐서 떨어뜨린다.

하얀 손가락에는 작은 이빨 자국이 나 있지만, 피는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빨 자국도 곧 사라질 것이다.

“읏……끝. 충분히, 마셨, 지”

“……”

그에 대답하지 않고, 흡혈의 여운에 젖는다.

물론, 충분하진 않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흡혈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필요충분하기는 하다.

아쉬움 또한 스파이스가 된다. 이 정도의 욕구에 삼켜잘 만큼, 나의 정신은 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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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이 뛰어난 나에게는, 항상 냉정한 센리의 심장박동이 조금 빨라져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타액을 조심스럽게 닦아내고, 센리가 익숙하지 않은 동작으로 안경을 살짝 올린다. 마치 분위기를 되돌리려는 듯이.

“강을 ……빠져나가면, 서쪽으로 갈거야. 작은 도시가 있어. 동쪽에도 큰 도시가 있지만, 작은 도시가 종언 기사와 마주칠 가능성이 낮아”

“……알겠어. 따라갈게”

센리의 말은 한때의 위안이다. 나는, 종언 기사가 작은 도시에 올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고, 다리를 건너는

선택을 한 것을 예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말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룻밤 숙소에 묵고,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센리는 빛나는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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