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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술서의 종류일까. 혹은, 사령 마술사밖에 알 수 없는 암호인걸까. 난 그게 무슨 말로 쓰여졌는지조차 모른다.

조금 텐션이 떨어졌지만, 곧 정신을 다잡는다.

애당초, 여기 있는 모든 책을 읽을만할 시간은 내게는 없다.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은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

대충 표지를 확인해 간다. 그리고, 나는 한 권의 라티스어로 쓰여진 서적을 눈여겨보았다.

오래된 책이다. 제목은 『불길한 불사종의 역사와 위험성』.

빼곡히 채워진 책장에서 힘들게 꺼내, 시험삼아 페이지를 넘겨본다.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한 줄의 문장이었다.

『언데드란 저주이다. 사령 마술사에 의해 더렵혀진 영혼은 영겁, 고통의 포로가 되어, 성스러운 기적에 의한 종언을 받아 유일하게 해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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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문장에, 나는 무심코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블랙 조크라도 들은 듯한 기분이다.

언데드가 저주라면, 지금 이 순간 나의 영혼이 고통의 포로가 되어 있다면, 과연 지금보다 괴로웠던 생전의 나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그 고통은, 상시 온몸을 괴롭히는 격통과 괴로움은, 맛본 사람 밖에 모른다.

너무 아파서 잠드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그 날들. 나날이 줄어드는 문병의 수. 치료를 담당하는

백마술사의 체념의 표정에, 다가오는 죽음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축복받은 자가 축복받지 못한 자의 고난을 알 수 있을리가 없다.

나는 자유 의지를 빼앗기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것이지, 언데드로 변한 것에 절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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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생전의 내가, 언데드가 되는 것으로 괴로움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주저 없이 그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당연히, 로드――호로스 카멘에게 원한도 없다. 설령 그것이, 불길한 술의 결과였다고 해도 말이다.

이 책은 참고가 되지 않는군.나는 책을 덮고 억지로 책과 책 틈새를 집어넣고나서, 더 참고가 될 만한 책을 찾기로 했다.
어두운 궁전의 죽은 자의 왕 제1장 제5화 : 위계 변이

신장에 걸맞지 않은 긴 팔을 다뤄, 수목 위에서 뛰어오르듯이 덮쳐 온 작은 원숭이의 마수를 완전히 익숙해진 나대로 잘라 버린다.

향긋한 피 냄새가 공중에 비산하고, 숲이 고요해졌다.

높이 솟은 나무 위에서 이쪽을 관찰하던 원숭이들은 상대가 나쁘다는 것을 깨달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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