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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써 평정을 유지하며, 슬픈 표정을 짓고 루우의 무덤을 보았다.
“생전에, 루우에게, 무덤을 만들어 달라고……부탁받았어. 그녀가 편히 잠들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었어”
“…………그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쌀쌀맞았지만, 그 눈빛에 한순간 슬픔이 스쳐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경어가 아닌 것은, 이쪽이 본래 모습인걸까. 아직 방심할 수는 없지만, 바로 이쪽을 소멸시킬 생각은 없는 것 같다.
호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인간미를 보이는 것이다. 난 아직 그녀 앞에서 언데드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으음…………센리, 였나? 센리는 뭐 하러 온 거야?”
센리는 무덤을 바라보며 한동안 침묵하고, 이윽고 입을 뗀다. 은발이 잔잔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녀의, 시신을 가지러 왔어. 도시에 매장하려고”
그 말은, 나에겐 예상 밖이었다.
“그렇구나…………그건,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 걸 그랬네”
마음속 깊이 생각한다. 루우의 무덤을 만들지 않았으면, 나는 센리가 오기 전에 이곳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이다.
루우도, 이런 숲 속에서 무덤을 만드는 것보다, 도시에서 아름다운 무덤에 잠드는 게 더 기쁠 것이다.
약속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겠지만, 종언 기사단이 그런 기특한 단체였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초조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무는 나에게, 센리가 거리를 좁히고 내 옆에 서서 무덤을 내려다본다.
희고 부드러운 목덜미. 그 살에서는 강렬하게 식욕을 일으키는 좋은 향기가 났다.
손톱을 늘리고, 팔을 휘두르면 도달까지 1초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 선택지를 취할 수는 없다. 그녀에게 나를
공격할 구실을 주어서는 안 된다(내가 언데드인 시점에서 충분히 구실이 되지만).
“친구, 였어?”
친구? 루우가 들으면, 화낼 것 같은 단어다.
나와 루우는 친구가 아니다. 마지막에는 약속을 나누고 손을 잡았지만, 어느 쪽이냐 하면 시종 적대적인 입장에 있었다.
나는 얼굴을 누르고, 센리만큼 침통한 목소리를 냈다.
“아니…………가족, 이야”
“…………”
마음에 호소해라. 센리의, 이 자비로운 사신의 동정을 자아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죽지 않았다. 나라면 할 수 있다. 어떤 비열한 수단이라도 쓰자.
다행히, 겉을 꾸밀 필요는 없다. 스스로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생전부터 계속 나는 불쌍한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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