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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언데드와 달리 사람을 덮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유일하게 정해진 것은, 바로 이 숲을 벗어나는 것이다. 종언 기사들에게 용서라는 단어는 없다. 만일 들킨다면, 죽음은 면할 수 없다.

하지만, 도망치기 전에 나에겐 남겨진 약속이 있었다.

루우의 시체는, 원래 복도가 있던 곳의 잔해더미 밑에 묻혀 있었다.

기적적으로 시체에 큰 손상은 없었다. 가슴에 꽂힌, 어둠을 정화하는 은화살이 사인일 것이다.

입술에서 새어 나온 피를 닦아준다. 그 얼굴은 온화하고, 마치 그저 잠든 것처럼 보였다.

생전의 그녀는, 과연 이렇게 편안한 표정을 지은 적이 있었을까.

적어도, 그녀가 나에게 보여주었던 것은 화난 것 같은, 두려워하는 것 같은, 그런 표정뿐이었다.

시체에서 입맛을 돋우는,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했다. 구울에 있어서 사람의 시체는 진수성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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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먹을 생각은 없다. 내가 인간을 먹은 적은 없다.

“나는……이래뵈도, 약속은 지키는 남자야. 걱정하지 마”

은화살을 쥔다. 손에서 흰 연기가 올라와 언데드가 된 뒤엔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지만, 힘주어 뽑아내고 루우의 시체를 짊어진다.

루우의 몸은 매우 가벼웠다. 그게 사람으로서 무언가가 빠진 결과인지, 아니면 내 완력이 강하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그 영혼도, 분명, 이제 여기에는 없을 것이다.

루우는 죽을 운명이었다. 그녀 자신도 그것을 예감하고 있었고, 분명 여기서 죽지 않았더라도 어디선가 간단히 죽었을 것이다.

그녀에겐 살아갈 기력이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죽을 용기도 없었다.

그녀는 너무 약했다. 그래서, 난 그녀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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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제안을 듣고, 루우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약자의, 자신의 숨겨진 소망을 맞춘 나를 괴물이라고 불렀다.

기회는 있었다. 구해주는 것도 제안했었고, 혹시라도 도와줄 길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로드는 마지막 순간까지 루우를 곁에 두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내가 루우에게 도시까지

보내주는 것을 제안했던 시점에서는, 루우에게는 고개를 끄덕이는 선택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강함도, 그녀에게는 없었다.

아아, 한 번 죽은 내가 무덤에서 되돌아올 정도로 삶에 목말랐는데, 살아있는 그녀가 그 기력을 잃다니, 세상은 정말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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