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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리가 나무라는 듯한 목소리에, 그러나 네빌라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과연……힘의 강함은 센리가 위지만, 그들은 대등에 가까운 건가. 스승이라는 건 십중팔구, 이쪽을 지켜보고 있는 태양의 남자일 것이다.
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손을 후드에 얹고, 망설임 없이 벗어 보였다.
햇빛이 눈에 들어와, 너무 눈부셔서 눈을 가늘게 뜬다. 언데드의 약점인 햇빛이 피부를 비추면서, 약간이지만 짜릿한 통증을 느낀다.
“이걸로, 됐나요? 오랫동안 방에서 지낸 탓인지, 피부가 약해서……”
예상 밖이었는지, 네빌라는 눈을 부릅뜨고 십 수초 내 얼굴을 관찰하다가, 눈살을 찌푸리고 보란듯이 혀를 찼다.
“칫, 꽝인가. 아아, 이제 됐어. 미안했다”
“네빌라! ……죄송합니다”
“아뇨, 일이니까, 어쩔 수 없죠”
웃늘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젓고, 후드를 다시 깊게 눌러 쓴다. 하지만, 내 속마음은 표정만큼 평온하지는 않았다.
맥박이 없고, 고동이 없고, 호흡도 없다. 체온도 낮은 나에게는, 햇빛에 대한 내성 이외에도 들킬 수 있는 재료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들이 햇빛만 확인한 것은, 그것이 언데드의 가장 큰 약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뒤섞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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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을 가진 강력한 언데드는 대개 햇빛을 싫어하므로, 언데드의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다른 것을 확인할 생각은 떠올리지 않는다.
……아니, 뱀파이어는 맥박이나 고동이 있다고 했나?
확실히, 뱀파이어는 나무말뚝으로 심장이 찔리면 죽을 것이다. 애당초, 그 언데드는 피를 빨아먹는
괴물이다. 피가 체내에 흐르고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다.
돌아가면 언데드 도감을 다시 한 번 읽자.
나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결정하고, 웃는 얼굴 그대로 센리들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럼, 감사합니다. 또 어디선가――”
바라건대――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이번 해후는 우연이다. 나는 왠지 예감이 들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는――틀림없이 싸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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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 거다. 비록 괴물이 되어도 살기로 결정했다.
이쪽에서 덮쳐들 생각은 없지만, 튀어드는 불똥은 털어내야 한다.
설령 그게 불똥이 아니라, 지옥의 업화라고 해도.
§
“뭐!? 종언 기사와……조우했다, 고!?”
나의 보고를 들은 로드의 표정의 변화는 극적이었다.
일그러진 악귀 같은 얼굴은, 종언 기사단과 달리, 깊고 어두운 힘이 느껴진다.
모든 이야기했다. 어차피 루우가 보고할 거니까, 내가 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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