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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발의 발톱이 내 다리를 얕게 베어냈지만, 땅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상처는 완전히 막혀 있었다.

나는 호흡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대로 몸을 낮추고, 제일 가까운 짐승에게 덤벼든다. 무기질이었던 눈동자에,

한순간 공포가 스친다. 그 두개골을 향해, 나대를 전력으로 내리친다. 그것만으로 짐승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최고의 기분이다. 몸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쁨에, 폭력 충동이 충족된 기쁨이 겹친다.

나는 거기서 일단 멈춰 서서, 등의 센리에 집중해서 기분을 가라앉혔다.

흡혈충동과는 조금 다르지만, 위험한 감각이다. 괜히 센리의 피가 마시고 싶었다. 얼마나 자신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감정이 이끄는대로 움직이면 기분 좋겠지. 하지만, 그래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배후의 사각지대에서, 지면을 걷어차는 발소리가 여러 개 겹친다. 짐승의 남은 수는 다섯 마리. 도망치는 발소리가 아니다.

동료를 죽인 귀신을 물어죽이려는 발소리다. 이쪽으로 덤벼드는 소리다.

단순한 야생의 동물이었다면 세 마리 물리친 시점에서 도망쳤을 것이다. 이 전의, 마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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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나를 죽이려 한다면, 확실히 죽여야 한다.

크게 몸을 회전시켜, 센리를 등에 감싼다.

질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내가 생각해야 할 것은 싸움의 쾌락에 휩쓸리지 않고, 의류를 더럽히지 않도록 조심해서 적을 섬멸하는 것이었다.

짐승이 발톱을 한번 휘두르는 동안 나는 세 번 나대를 휘두를 수 있다.

자연스럽게 단련된 두꺼운 근육도, 모피도 뼈도, 센리의 피와 사악한 저주에 의해 강화된 나에게 있어서 위협을 느낄 만한 것은 아니다. 전술을 생각할 필요도 없다.

두개골째로 얼굴을 베고, 손톱을 뻗은 왼손으로 그 살을 깊이 찢는다. 빠르게 돌아 들어가려는 짐승을 더 빠른 속도로 농락하고, 아무런 어려움없이 죽인다.

튀어 나온 피에 형용할 수 없는 흥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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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는――약점을 가르쳐달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사고가 뇌리를 스친 순간, 센리가 날카롭게 외쳤다.

“엔드!”

“읏!?”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다.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냉정할 생각이었지만, 흥분으로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빛이 시야에 넘쳤다. 불꽃의 화살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무수한 불꽃의 화살이 불똥을 튀기고, 전후좌우에서 이쪽으로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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