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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과 시선이 마주친다. 내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루우는 재빨리 나갔다.
실패했다. 보였다. 그녀는 노예지만, 노예라고 해도 나의 거동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은 알았을 것이다.
발을 내딛다가, 아슬아슬하게 멈춘다. 쫓을 수는 없다――틀림없이 로드에게 들킨다. 애당초 따라잡아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설마 설득인가?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나는 언데드다. 마술사, 호로스 카멘이 만들어낸 언데드다. 절대로 믿을 수 없다. 내가 그녀였더라도 믿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쫓아가지 않아도 된다. 최악의 경우는 내가 그녀를 뒤쫓는 것을 로드가 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로드는 나에게――그런 것을 명령하지 않았으니까.
호흡을 가다듬는다. 손가락 끝에는 이미 피 한 방울도 묻어있지 않았다.
제1장
어두운 궁전의 죽은 자의 왕 제1장 제7화 : 신뢰
빛이 반짝이고, 날카로운 비명이 저택 안에 울려 퍼진다.
석대에 늘어선 시체와 함께, 루우가 크게 하늘을 날고 있다. 나는 사람이 날아가는 광경을 처음 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까지 로드가 거의 사용한 적 없었던 공격 마법이라는 것일 것이다.
로드의 표정은 평소대로다. 눈썹도 움직이지 않고 뺨도 경련을 일으키지 않았지만, 그 교활한 듯한 눈 속에는 분명히 분노의 불이 피어 있었다.
“루우, 너――이 나를 속였겠다? 내가 말했을 텐데. 상처에 무슨 일이 있으면 말하라고”
“읏――”
쓰러진 충격인지, 대답을 할 수 없는 루우. 땅을 짚는 그 손을 짓밟는다.
“거짓말을 하라고, 말한 적은 없다”
루우는 보고했다. 하지만, 로드는 나와 루우 중에서 나를 믿는 것을 선택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사령 마술에 자신을 갖고 있다. 노예의 말――그다지 가치가 없는 노예의
말 따위는, 고려할 가치도 없을 것이다다. 그것이 터무니없는 내용이라면 더욱 그렇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버려둔 것이다.
나는 가만히 관찰하고 있었다. 로드가 루우를 함부로 취급하는 광경을 몇 번이나 보아 왔다.
어쩌면 루우는, 솔직하게 보고를 함으로써 로드를 회유하고, 대우가 좋아지는 것을 꿈꿨을지도 모른다.
내가 루우라면 틀림없이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작은 희망에 걸다니, 그녀에게는 절망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노예는 반박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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