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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넓은 공간. 그 바닥의 일부 색이 다른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약간 균등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아마 스위치일 것이다.

“이건……종언 기사를 죽이기 위한 덫이야.”

센리가 뿜어내는 축복에 의한 지각의 빛에는 여기저기 흐트러짐이 보였다. 대략적인 공간은 파악해도, 정밀한 상황은

모를 것이다. 내가 가진 무기가, 그리고 쓰러진 골렘들의 잔해에 섞인 파마 강이 지각을 어지럽히고 있다.

지면의 스위치도 아마 같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나는 기어가듯이 스위치에 다가가서 살며시 손으로 밀었다.

스위치가 약간 움직이다. 날카로운 소리가 나더니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온다. 마침 내 머리 위를 지나가려던 그것을 손을 뻗어 억지로 잡아챘다.

화살촉이 파마강제다. 듣고 보니 광택이 내 나대와 조금 비슷하다.

기묘한 냄새가 나는 화살촉을 바라보고 조심스럽게 혀로 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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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울에서 변이한 하위 흡혈귀의 미각은 상당히 허용 범위가 넓다. 얼얼한 기분 좋은 자극을 느낀다. 나는 화살을 두 동강 내고 화살촉을 주머니에 넣었다.

어두운 상황을 날려버리려고 말한다.

“독이야. 종언 기사가 너무 강하니까 대책도 강해진 거야. 연약한 내가 보기엔 민폐가 따로 없어.”

“엔드, 주워 먹는 건 안돼. 그러니까 배탈이 나는 거야.”

“!? 센리가 피를 잘 안 줘서 그래.”

“…………엔드의 식사 시간은, 너무 길어.”

§

미궁은 센리가 얼굴을 찌푸릴 정도로 짜증나는 설계로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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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하나 없는 칠흑 같은 어둠. 거의 없는 공기에――축복에 의한 지각을 방해하는 파마강. 그리고, 어둠에 숨어들어 공격해 오는 골렘.

웬만한 용병이라면 제대로 저항하기조차 어려울 악의의 덩어리다.

【데센드】는 흡혈귀에게 집요할 정도의 대책을 세우고 있었지만, 이 성에서는 종언 기사를 죽이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선배의 궁리에, 나는 감탄할 뿐이었다. 과연…………이런 성을 만들면 종언 기사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건가.

하지만, 내가 성을 만들 때는 좀 더 대책을 세우자.흡 혈귀와 종언 기사 페어를 격퇴할 수 있을 만한 대책을.

지하 미궁은 크게 보면 무수한 통로와 방, 그리고 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두꺼운 금속문은 방 앞은 물론 통로 중간에도 존재하고 있어 침입자의 발걸음을 방해한다. 열쇠는 잠겨 있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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