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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내 얼굴을 보고 센리가 조금 미안한 듯이 말했다.

“……내가 만약, 살아서 돌아가지 못했을 때를 위한 증표. 나중에 온 사람에게 경계를 심어줘.”

……과연, 목숨을 걸고 언데드를 토벌하는 종언기사단에 걸맞은 장렬한 각오다.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독서를 아주 좋아했던 나는 알고 있다.

“불길해. 그런 걸 사망 플래그라고 하는 거야.”

“………….”

뭐……난 이미 죽은 상태지만.

오른손에 든 무거운 나대를 내려다본다. 배는 아프지만, 휘둘러서 사망 플래그를 파괴하는 일 정도라면 할 수 있다.

조금 망설였지만, 나는 작게 어깨를 으쓱이고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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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수를 써서라도 센리는 죽게 두지 않는다. 그뿐이다. 각오의 표시따윈 필요없다. 그건 내 안에 있다.

힘은 거의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미처 흡수하지 못한 세이블의 저주가 아마도 컨디션 난조로 이어지고 있다.

힘과 재생능력, 오감과 전체적인 신체능력은 그대로지만, 액티브로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잘 발동되지 않는다.

개화도, 주염도, 첨조나 예아도, 잠영도 무리다. 고통 속에서, 목숨을 걸고 전력을 쏟아 부으면 발동할지도 모르지만, 도저히 시험해 볼 생각이 들지 않는다.

끊임없는 격통 때문에 집중력도 떨어졌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그저 센리만을 생각하는 것으로 고통에서 눈을 돌렸다.

분명 원인을 잘 알아내면 센리는 나에게 상을 줄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고통은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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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성의 통로를 걸어간다. 평소에는 선두에 서서 걸었지만, 이번만은 그런 일을 해봤자 방해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센리에게 맡길 수 밖에 없다.

냄새는 평소와 변함없다. 그러나, 피부로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르다. 무너진 벽을 지나가, 지하 통로로 내려간다.

조금은 기대했지만 밤의 결정의 기운는 없었다. 주위를 충분히 경계하면서 계속해서 안쪽으로 나아간다.

도착한 곳은 막다른 길이었다. 커다란 나무상자가 여러 개 놓여, 창고 같은 모습을 보이는 곳이다. 어느 정도 들락날락거렸지만, 여기에 밤의 결정이 나타난 적은 없다.

참고로 처음 왔을 때 확인했는데, 나무 상자는 텅 비어 있다. 【데센드】에 의해 반입된 물건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고 들었다. 센리는 한 번 주위를 확인하고, 나무 상자를 끌어서 움직였다.

라자르 일행이 든 횃불의 은은한 불빛이 비추는 가운데, 노출된 석조 바닥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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