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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없애는 빛을 센리의 피를 빠는 것으로 어떻게든 버텨낸 그 후, 엔드는 울지 않았다. 화내지도 않았다.
엔드는 초연했다. 하지만, 그 태도가 체념이라는 것은 센리의 눈에는 명백했다.
“내가 아무도 덮치지 않아도, 분명 모두가 나를 죽이러 올거야. 설령 사람의 지배영역 밖으로 도망치더라도, 땅 끝까지 쫓아올거야”
센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말은 정곡을 찌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승은 이 눈 앞의 연약한 청년을 죽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설득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멸각의 에페는 한번 노린 사냥감을 그렇게 쉽게 놓칠 만큼 만만치 않다.
스승은 그 《해방의 빛(소울 릴리스)》으로 엔드를 죽였다고 생각해줄까?
아니, 에페는 엔드의 죽음에 확신을 가질 때까지, 살아 있는 것으로 행동할 것이다. 철저한 어둠의 섬멸이야말로, 『멸각』의 이명의 유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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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센리. 죽는 것도 두렵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잃는 것이 무서워. 이대로라면 나는……괴물이 되어버려.
누구한테나 미움받고, 공격당해도 인간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나는 강하지 않아. 게다가 나는――비록 괴물이 되더라도 죽고 싶지 않아”
그것은 감정의 토로였다.
센리를 보는 눈동자는 괴물의 증거로 피처럼 빨갛고, 그러나 아직도 강한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부활하고나서의 시간을 생각하면 경이적인 이성이다. 몇 번이나 찾아온 흡혈충동을 전부 이겨내고,
어쩌면 엔드라면 정말로 죽을 때까지 인간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여유가, 아군이 필요하다.
저주에 의해 모습이 변하는 경우, 그 모습은 본성에 좌우된다고 한다. 엔드는 한탄하고 있었지만, 앨버트스가
변신했을 때와 비슷하지도 않은 새하얀 강아지는 분명 엔드 바론의 내면의 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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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누가 적이 되어도, 나만은……아군이 될게”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센리는 재차, 강하게 결심했다.
설령 세계가 엔드의 적이 된다고 해도, 자신만은 아군으로 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엔드가 너무 보답받지 못하니까.
§
이건……위험하다.
산의 표면에 펼쳐진 마왕 라이넬군의 거점을 올려다보고, 센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엔드는 『밤의 결정(나이트 크리스털)』의 힘으로 부의 기운의 대부분을 은폐하고 있다. 은폐는 완벽하지 않지만,
종언 기사라도 조금만 떨어지면 기운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는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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