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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터지고 나서 대책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세이블에게서 생환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었다. 만약 센리의 도착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죽었을 수도 있고, 다음에 비슷한 일이 있을 때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다음은 반대일 수도 있다. 나의 힘과 지식이 부족해서, 센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죽어도 죽을 수 없다.

너무 집중해서 그런지, 머리에 둔한 통증이 인다. 그래도 무심히 바닥을 찾는다.

몸 속에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언제나 억누르고 있는 흡혈귀로서의 본능이다. 머리가 뜨거워지고, 이빨이 쑤신다.

그리고 어둠 속에 뭔가가 떠올랐다.

그저 망상일 수도 있다.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번지듯 나타난 그것은――인간의 해골이었다. 검은 로브에 뻥 뚫린 눈구멍. 어째선지 나는 그것이 로드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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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가고 있다. 전체적으로 뼈의 몸은 벌레 먹는 것처럼 구멍이 나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

『――――』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의지가 전해져 온다.

거기에 원망은 없었다. 절대적인 지배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부하에게 원한을 품지 않는다.

지금이다. 확인하고 싶은 것은 많이 있었다. 힘의 사용법. 변이하지 않는 이유. 밤의 결정의 입수처. 하지만, 갑자기 나온 질문은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로드는…………이 『흡주(커스 스틸)』로 무엇을 흡수할 생각이었어?”

어두운 눈구멍이 나를 보고 있다.

『흡주(커스 스틸)』은 강력한 힘이다. 하지만 너무 특수하다. 적어도 최강의 죽은 자의 왕이 가져야 할 힘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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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란 그저 편리한 이능력이 아니다. 저주에는 디메리트가 있다. 그중에는 나도 허용할 수 없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로드는 바보가 아니다. 이 능력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빼앗을 예정인 개체에 이 능력을 부여한 의미가 있을 터였다.

해골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비웃은 듯이 보였다.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에 강한 충격이 날아온다. 의식이 부상한다

――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 어느샌가,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머리를 누른다. 심장이 세게 뛰고, 손이 떨리고 있다.

커튼 너머로 비추던 빛은 어느덧 주홍색으로 변했고, 시계의 짧은 바늘은 기억보다 훨씬 나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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