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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줄래?”

“엔드……장난치지 마.”

차가운 목소리가 귀를 때린다. 그리고, 거기서 나는 코를 움직였다.

정문을 내려다본다. 냄새가 난다……냄새가 난다고. 이것은――

“생자의 냄새야……센리, 안에 인간이 있어!”

“!?”

흥분의 냄새가 난다. 센리는 언데드에 주의해서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성벽에서 뛰어내렸다. 동시에 피의 힘을 쏟아부어 턱을 확장한다.

알겠다. 힘을 쓰는 방법을 알겠다. 마술은 아무리 공부해도 좀처럼 몸에 익지 않았지만, 이 힘은 본능적인 것이다.

나는 뛰어내림과 동시에, 지금 딱 정문으로 돌입하려던 스켈레톤의 머리를 향해 턱을 열었다.

이빨이 헬름째로 두개골을 물어뜯는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금속의 냄새가 입 가득 번지고, 뱉어낸다. 그때는 다른

스켈레톤들이 태세를 갖추고 있었지만, 설령 태세를 갖춘다고 해도 단순한 스켈레톤이 나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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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된 개체는 없었다. 창을 빼앗고 방어 자세를 취하는 스켈레톤들을 한방에 파괴한다. 그제야 센리가 뛰어내려왔다.

창을 내던지고 스켈레톤이 들고 있던 검을 줍는다. 이쪽이 실내에서는 다루기가 좋을 것이다. 나는 피의 힘을 누르고, 머리 크기를 원래대로 되돌렸다.

“가자.”

“엔드, 가끔 당신을 못따라가겠어. 원래대로 돌아와.”

“사람의 냄새가 나. 피 냄새는 안 나지만, 서두르는 게 좋겠어.”

“엔드……원래대로 돌아와.”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내가 먼저 갈게. 센리는 따라와. 멍멍.”

“엔드…….”

꼬리가 없는 게 조금 허전하다.

관광지라 그런지, 성에 들어가는데 있어서 저주는 영향이 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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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함정은 나에게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독도 마법도 효과가 없고, 재생 능력도 있다. 애초에 관광으로도 사용되는 성

에 함정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각오를 다지고 성 안으로 달려갔다.

성 내부는 바깥만큼이나 황폐해져 있었다. 겉보기엔 로드의 저택보다 훌륭하지만, 안에는 가구도 없고, 불빛조차 없이,

천장에는 거대한 거미줄이 쳐져 있다. 훌륭하게 지어져 있어, 뭐라 말할 수 없는 애수가 느껴진다.

흡혈귀 중에는 성을 짓는 자도 있다고 한다. 나도 오래 살아남는다면 혹시 성을 가질 수도 있을까……정식적인

수단으로는 어렵겠지만, 법망을 뚫으면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쳐부순 마피아의 재산을 모두 빼앗았다면,

분명 작은 성 정도는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공기는 습하고 차가웠지만, 추위는 느끼지 못했다. 센리도 못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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