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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은……종언, 기사……라고!?”

세이블의 표정이 경악으로 일그러진다.

성스러운 빛을 받아, 세이블의 육체는 거의 다 날아가 있었다. 피의 실로 간신히 이어놓았던 하반신은 사라졌고,

상반신도 가슴까지 사라져 있다. 이제 이렇게 된 이상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

세이블의 눈이 센리를 노려보고, 이어서 뒤에 감싸진 나를 확인한다.

“!? ?? 왜, 종언 기사가, 시조의 편을 들지!?”

“…………엔드는, 너와는 달라”

“큭…………”

피의 기둥이 격렬하게 회전하고, 무수한 바늘을 날린다. 사방에서 고속으로 사출된 그것을, 센리는 빛의 벽을 전개해 막았다.

피의 바늘은 빛에 닿자마자 마치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진다. 상성이 좋다고 해도, 너무나 압도적이다.

그 입술에서 살짝 피가 흘러내린다. 물어뜯은건가.

그리고, 세이블은 내뱉듯이 말했다. 강한 원한이 담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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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인가……네놈, 종언기사……”

센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있기 때문이다. 나를 피의 바늘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됐다. 피의 바늘을 날리는 데도 힘을 쓰고 있다. 센리는 그 힘이 다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피처럼 붉은 눈이 바닥에 무릎을 꿇는 나에게로 향한다. 그 혀가 입술에서 흐르는 피를 핥았다.

“엔드 바론. 또, 만납시다. 다음엔 아군으로”

한심한 이야기지만, 센리 뒤에 숨어서 겨우 말할 수 있다. 크게 호흡을 가다듬고, 여자 흡혈귀를 노려본다.

“거절한다. 지금 상태로 만족하고 있어”

애초에, 세이블에게 도망갈 방법은 없다.

피의 바늘의 사출이 멈춘다. 센리는 달려가지 않았다. 마치 지키듯이 내 앞에 선 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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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블은 마치 비웃는 것처럼 미소를 띄우고, 말했다.

“흡혈귀는, 인간과 함께는, 살아갈 수 없어”

피의 기둥이 갑자기 검게 변한다. 세이블의 남은 몸이 갑자기 팽창하여, 폭발한다. 하지만, 자살은 아니다.

다음 순간, 피의 기둥과 세이블의 상반신은 무수한 박쥐로 변해 있었다. 박쥐의 무리는 키이키이 작은

울음소리를 내며, 사방팔방으로 분산되어 날아간다. 그 후에는 옷 한 조각도 남지 않는다.

센리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검에 힘을 담았다. 슬쩍 나를 본다.

그 얼굴에는 강한 후회가 있었다. 피를 마시고 싶어진다.

“엔드, 미안해”

“만나고 싶었어”

“그래………………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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