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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려 앉아서, 아직 몸에 박혀 있던 화살을 뽑아낸다. 일순 흐른 피는 재생능력으로 바로 멈춘다.

일단 궁지는 벗어났지만, 딱 봐도 싸운 수와 잔해의 수가 맞지 않는다. 아무래도 몇 체는 놓쳐 버린 것 같다.

크게 한숨을 쉰다. 아무래도 고통을 잊을 정도로 전의를 높이면 이성까지 잃어버리는 것 같다. 별로 좋지 않은 경향이다.

어쨌든, 초전으로 대략적인 것은 알았다.

이건――함정이다. 골렘을 바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 아마도 꽤 전부터 준비되어 있던 함정일 것이다. 그리고 이 함정은 종언 기사를 의식하고 있다.

철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아무래도 독이라도 있는 것 같다.

센리는 와서는 안 된다. 스치기만 해도 죽을 수도 있다. 위를 향해 외치려던 그때, 위의 문에서 센리가 내려왔다.

은색 머리가 위로 흔들리고, 아메시스트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다. 그 모습은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센리는 그대로 발소리를 내지 않고 착지하고, 골렘의 잔해를 둘러보았다.

“오지 말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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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르네는 두고 왔어.”

무슨 일이 있어도 올 생각인 것 같다.

오히려 라자르 일행은 딱히 와도 상관 없었다. 벽으로서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센리가 손을 내밀었다.

“얼른 끝내고 돌아가자, 엔드.”

“이건 함정이야.”

아직 문은 열려 있다. 센리는 하늘을 날 수 있고, 내가 경계하면 크로스보우의 습격은 어떻게든 된다.

그런 의도를 담아 내놓은 말에, 센리는 보기 드문 넋을 잃을 것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나를 지켜줘, 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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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외적을 과도하게 경계한 높은 벽에, 주위에 둘러진 깊은 해자. 여기저기에 달린 은장식.

다른 큰 도시와 비교해도 뛰어난 대책이 마련된 그 외관을 보고, 백은의 갑옷을 입은 기사가 감탄한 듯 소리를 냈다.

“여기가 그 유명한 허영의 마왕과의 결전의 땅――【데센드】인가.”

“흥……이상한 곳이야. 정말로 이런 곳에 결정이 있는 거야? 사육사.”

옆에 선 불량해 보이는 파란머리의 남자. 네빌라가 돌아본다.

흡혈귀 사냥에 일생을 걸고, 그 이명의 근원을 잃고서도, 망집과도 같은 살의를 가진 남자는 언제나처럼 사람을 잡아먹은 듯한 미소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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