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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리의 목소리도 기분 탓인지 기가 막혀하고 있다.
세이블 네놈, 몸 속에서도 나를 괴롭히는 건가. 무서운 상대다.
피를 빨린 세이블의 변화는 현저했다. 한순간에 먼지가 되어 사라진 것이다. 아무래도 흡혈귀는 저주를 빨리면 소멸해
버리는 것 같다. 분명 존재가 저주 그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삼킨 그 피는 상당한 맛이었지만 어쨌든 농후하고, 여운이 남았다. 내 배에 이변이 발생한 것은 피를 빨아먹은 직후였다.
팔이 갈기갈기 찢기거나 온몸이 불에 타 머리만 남거나, 부활한 뒤로 다양한 일을 겪었지만, 그 어느 것보다도 심한
고통이었다. 몸의 바깥쪽과 안쪽이 뒤집힐 것 같다. 토하려고 했지만 토할 수 없고, 화장실에 가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배를 갈라 봤지만 그것도 의미가 없었다. 이젠 어찌할 방도가 없다.
“센리, 살려줘…….”
“흡혈귀의 의사 같은 건 몰라…….”
벌써 밖은 해가 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증은 전혀 가실 기미가 없었다.
센리가 계속 옷장 밖에서 말동무가 되어주고 있는 것만이 나의 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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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무덤에 매일 피를 뿌려줘.”
“……아마도 괜찮아. 당신의 힘, 전혀 줄지 않았으니까.”
센리가 상냥하지 않아. 아무래도 내 힘은 줄어들지 않은 것 같다. 즉, 아프기만 하고 죽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 배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은 괴로움은 영원히 계속된다는 것이다.
………………죽는 것보단 낫나.
『흐음……설마, 그렇게 될 줄은.』
옷장 안에서. 오랜만에 나온 해골 로드가 흥미롭다는 듯이 말한다. 나는 후려갈기고 싶어졌다. 하지만, 후려갈기려고
해도 결국 투과해버는 것이다. 로드의 모습은 센리에게도 보이지 않는, 그저 환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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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도 그럴 듯하게 나왔지만 도와주진 않는다. 뭐야?
『어쩔 수 없지. 실패는 으레 따르기 마련이다. 시험해볼 수도 없다. 한번 그걸로 실패했다.』
“세이블의, 피가, 원인, 이야?”
『하위 흡혈귀보다 흡혈귀가 더 저주가 강하니까.』
먼저 말하라고. 완전히 잘못 빨아먹었어. 게다가 결국 세이블의 힘도 얻지 못했다.
네놈, 세이블. 자신의 피를 빨아먹게 해서 나를 무력화하려는 고도의 전술이었던 건가. 설마 나도
눈치채지 못한 내 약점을 찌를 줄이야, 말뚝의 왕의 권속의 힘을 잘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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