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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31. 23:20

그리고, 세이블 블러드페인은 자신의 관 속에서 재생했다.

무거운 뚜껑을 막 재생한 손으로 들어 올려,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창백한 피부가 어둠 속에서 드러난다. 상처 하나 없는 피부는 도자기 같고, 균형 잡힌 팔다리와 외모는 이 세상의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단정했다.

하지만, 그 얼굴에서는 핏기가 가시고, 크게 뜨인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가슴을 누르고, 거친 목소리로 외친다.

“제길, 뭐야, 그 왕은――!”

“세이블 님, 무슨 일입니까!?”

“닥쳐라! 아아, 부대는 전멸이다!”

황급히 다가온 권속 흡혈귀를 뿌리친다. 흡혈귀의 힘의 근원인 심장이 쿵하고 강하게 고동치고, 피의 힘을 만들어낸다.

그 몸에서 배어나온 혈액이 실이 되고, 칠흑의 옷이 되어 흰 나신을 감싼다. 일어서려 하던 세이블은 빈혈처럼 크게 비틀거렸다. 눈을 한계까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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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 저게……하위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 확실히, 그때의 세이블은 만전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코 적당히 봐준 것도 아니다.

지금의 세이블의 본체의 힘은 형편없이 약해져 있었다. 심장 이외의 모든 것을 잃었으니 당연하다. 힘이 회복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

확실히 세이블은 신중하게 힘의 근원을 뽑아냈지만, 피의 힘의 원천이 뽑혀 있어서 그 사용에는 큰 제한이 걸려

있었지만, 그것뿐이다. 그것 말고는, 그 몸은 틀림없이 세이블 본인이었다.

마왕 라이넬과의 싸움을 관찰한 바로는, 충분할 정도의 전력이었을 것이다. 늑대인간 부대도 데리고 있었다.

하지만 졌다. 압도적인 힘이었다. 세이블이 잘못 본 것은 그 성장력이다.

분명히 라이넬과 싸웠을 때보다 강했다. 그 『죽은 자의 왕』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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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 본래 『죽은 자의 왕』이란 자신을 언데드로 바꿀 정도로 숙달한 사령 마술사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언데드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을 것이고――익숙해지는 것은 있어도 그렇게까지 급격히 바뀌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리고,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세이블이 죽은 순간이다.

아직 힘이 남아 있었을, 강력한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 분신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무엇을 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설령 머리가 부서졌다 해도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자신의 몸에 남아 있었을 힘이 한순간에 빠져나갔다. 그 감촉을 세이블은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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