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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직여 그 맹격을 회피한다. 이제 그것은 본능에 가까웠다. 상대는 괴물이지만, 아직 내 영혼은 투지를 잃지 않았다.
힘이다. 힘이 부족하다. 구석에 델이 나뒹굴고 있었다. 아무래도 완전히 힘을 다한 듯, 다소 시간이 지난 지금도 부활할
조짐은 없다. 이것이 센리였다면 부활했을까? 그런 무의미한 사고가 뇌리를 스친다.
다만, 델의 눈만은 똑바로 뜨여 있었다.
피다. 피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다니, 그야말로 네놈은, 내가 지금까지 싸워 온 강적 중에서도, 최고다!”
라이넬이 포효한다. 그 목소리에는 끔찍하게도, 기쁨에 가까운 감정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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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생각한 대로 체내에서 공격할까? 하지만, 식인이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지만……라이넬은 불에 타는 나를 먹을 정도로 바보는 아닐 것이다.
칼날이, 불꽃이 모피에 튕겨난다. 몸을 비틀어서 공격을 어떻게든 흘려넘겨지만, 충격은 축적되고 있다.
앨버트스 때는 어떻게 이겼던 건지――맞아. 피를 빨았던 것이다. 피를 빨아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앨버트스에게는 빈틈이 있었다. 흡혈귀에게 저주를 받은 그녀에게는 흡혈귀에 대한 공포가 조금 남아 있었다. 라이넬에게는 그것이 없다.
그리고, 애초에, 라이넬의 힘은――저주에 의한 것이 아니다.
《흡주(커스 스틸)》로는 뺏을 수 없다. 설령 어떻게든 피를 흡수한다 해도, 짐승의 피로는 나의 힘이 충분히 오르지 않을 것이다. 살해당할 뿐이다.
이럴 때에 한해서 로드는 나오지 않는다. 제길, 전혀 쓸모없다.
휘둘러진 백은의 갈고리 발톱이 내 왼쪽 팔을 얕게 상처입힌다. 《주염》의 고통을 넘어서는 날카로운 고통이 팔에 일어나고, 순간적으로 자신의 팔을 어깨부터 잘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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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으로 입은 상처는 아무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팔이 곧 자라나지만, 힘의 소모는 적지 않다.
빠르다. 무겁다. 마치 생물이 아닌 것처럼, 라이넬의 움직임은 둔해지지 않는다.
알현실은 이미 폐허나 다름없었다. 지금의 라이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곳이다.
근처에 무기가 될 만한 것은 없다. 이용할 만한 지형도 없다. 좋은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그렇긴 커녕――라이넬의 힘은 회복까지 하고 있었다. 아까 《용의 숨결》로 소모된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고 있다.
뭔가 없을까……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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